잿빛 일몰
궁평항으로 갔다
옷깃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마다
묻어 있는 가을
가을은 잿빛 바람으로부터 오고 있었다
바다를 향하여 새로 길이 나 있다
해조들이 들락 이고
가을이 바다로부터 오고 있는 길
몸속에 혈관 하나 새로 뚫린 것 같다
갈매기 날개가 짙어가는 시간
온통 회색 피가 흐르고
회색의 배설을 하고
잿빛의 눈을 감고 싶은 날이다
물고기처럼.
2010.9.22. 궁평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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