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海, 길위를 벗어나

궁평항- 잿빛 바다, 무슨 일이 생길 것만 같은 하늘

kyeong~ 2010. 9. 28. 23:34

잿빛 일몰

 

궁평항으로 갔다

옷깃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마다

묻어 있는 가을

가을은 잿빛 바람으로부터 오고 있었다

바다를 향하여 새로 길이 나 있다

해조들이 들락 이고

가을이 바다로부터 오고 있는 길

몸속에 혈관 하나 새로 뚫린 것 같다

갈매기 날개가 짙어가는 시간

온통 회색 피가 흐르고

회색의 배설을 하고

잿빛의 눈을 감고 싶은 날이다

물고기처럼.

 

2010.9.22. 궁평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