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는 밤
이승의 강을 향하여
퍼져 나가는 분신
누가 하늘을 떠난 것일까
흩날리는 氷肌玉骨
하늘에서 아름다운 여인이였나보다
이승에서 꽃으로 피는걸 보니
내일 밤 별이 뜨거든
다시 이길을 걸어야 겠다
어느 별이 서럽게 울고 있는지.
梁該憬
2010.12.27.
코끝이 찡하도록 매서운 12월이다
영하의 성탄을 보내고 새벽3시
얼어붙어있는 길
느린속도로 남쪽으로 향하는 길을 따라갔다
눈이 많이 내릴거라는 기대를 안고서....
선운사로 들어가는 길을 따라 작은 개울이 흐릅니다.
어제 내린 눈을 밤새 바람이 많이 털어버렸습니다.
겨울냇가...꽁꽁 얼었습니다
동안거의 시간
마음속으로 수행을 하듯 조심조심 걸었습니다.
아침
발자욱 소리마져 죽이고 걷고픈 시간
담장안 절집의 풍경은 아직도 자고 있을까...
천왕문 안에서 수도하는 석탑
문간으로 슬쩍 보아도
엄숙합니다.
절집의 인심
여기저기 몇그루의 감나무가 있습니다.
감나무마다 감이 그대로....
그러고 보니 새소리가 요란한 아침입니다.
후한 인심때무에 새들은 선운사 절집에서 아침을 맞나보다...
너른 마당에서
하늘을 보았습니다.
저기 산 봉우리도 보았습니다.
그리고 마음 속에 갇혀있던 답답함을
길게 흘려보았습니다.
잠시 눈을 감고
마음을 텅 비워 보았습니다
기도같은 것은 잊은지 오랩니다
그냥 살아가는 것
그것이 가장 빚안지고 사는 마음인것 같습니다
나를 위해 기도하는 것은
타인에게 빚을 지는 일인것 같아서.
무색과 유색
세상은 언제나 공존합니다
비움과 채움이 공존하고
삶과 죽음이 공존하고
버림과 얻음이 함께 합니다.
만세루...
여기에 올때마다 한번씩 앉아보던 곳인데
이번엔 그냥 왔습니다
쉬어가는 여유를 잃어버렸나...내가.
배롱나무가 허리를 낮춥니다.
절집 앞에서 산다는 것
살다보면 이렇게 낮아지는 것일까.
흐려지는 태극무늬
북소리가 울릴때마다
조금씩 태극무늬가 흐려졌을 것이다.
우리의 심장이 울릴때마다
아주 조금씩 산화되어가는 일인지도.
바람이 온다고
바람이 간다고
적막한 절집에
바람이라도 왔다간다고 ....
가슴 밑바닥까지
아니 발끝까지
시원해지는 물한모금
이 시원함이 얼마나 좋았는지요
한동안 멍했던 마음을 깨워주는 것 같았어요.
동백숲에서 눈내린 절집을 봅니다
지붕에도 석탑위에도
내마음 전부에
내린 눈을 봅니다.
동백숲
잠자는 동백숲
잠을 잘자야 더 이쁜꽃이 피겠죠?
미인은 잠꾸러기라고.....했듯이.
넓은 여백
빈의자
아무도 없는 숲
조용해서 참 좋네요.
아무도 없음을 유지하기 위해
나도 머물지 않고 그냥 갑니다.
겨울이야기
이번 겨울에
처음 시작하는 겨울이야기었습니다.
다음엔 어디로 갈까....
언제나 철없이 떠나는 겨울여행.
'photostory-寺'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등사- 비처럼 잠시 머물다 가네 (0) | 2011.07.06 |
---|---|
내소사-전나무 숲길, 습관의 길을 따라 (0) | 2010.12.31 |
봉정암 가는 길-이길은 어딜가나 법당이네 (0) | 2010.11.17 |
초대 그리고 동행-부석사 (0) | 2010.11.03 |
봉선사-차별없이 놓인 절간마루에 앉아 (0) | 2010.0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