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바람이야기
가을 내내 길모퉁이마다
묻어 나오는 부석사 가는 길
길에다 마음을 빼앗기고
부석사 은행나무 길을 올라
안양루에서 바람을 만나는 꿈을 꾼다
날은 저물어도
달밤같이 밝은 길
은행잎을 훑고 올라온 바람이
대처를 떠나온 나그네처럼
늙은 기둥에 기댄다
흩어지는 은행잎은
인생의 퍼즐 같은 것
다시는 맞출 수 없는 나이의 조각들
어디로 떠날지 모르는 은행잎을 만난후
늙은 기둥에 기대어 바람 같은 나이를 세고 있다.
梁該憬
2010.10.31.부석사에서
가을을 가을이라고 가슴 깊이 느껴본적이 몇번이었던가
뒷담을 따라 붉어가는 잎들을 보며
또 한겹의 계절을 덧 입어 봅니다
가을이 오기 전부터
봉정암이 가고 싶었고
부석사의 흙길을 덮어주는 은행나무 길을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막상 가을이 다가서자
부석사를 오르는 길이 그리움처럼 처처에 떠돌아 다닙니다
벗이 있다는 것
길을 내고
다시 길위에서 불러 낼 수 있는 벗이 있다는 것
길손에게는 크나큰 행복이랍니다.
동행 해 준 큰아들
길 위에서 길 손을 맞아준 벗...
그리움 천지에 묻혀 사는 나에게는
이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가야 할 이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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