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삼불봉三佛峰에서

kyeong~ 2013. 4. 25. 13:02

 

 

 

 

삼불봉三佛峰에서

 

경칩이라지만

삼불봉三佛峰 날이 선 바위마다

박혀 있는 얼음

기이한 경관을 따라

부처의 마음을 어루만지듯

굼벵이처럼 웅크리고 걸었다

 

산은 의미 없이 가는 곳

매일 바뀌는 풍경을 두고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자연과 소통하는 일이 아니다

쉬다가 걷고 그냥 또 걸어서

굼벵이처럼 삼불봉을 넘었다

 

아무렇게나 놓인 바위

제멋대로 발을 뻗은 소나무 앞에서

걸음을 멈추는

이 땅에 생을 받은 그대여

허공을 향해 생을 쓰는 나뭇가지처럼

허공을 향해 손을 뻗어 보라

무엇이 흘러가고 있는가.

 

梁該憬

2011.3.6.계룡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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