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봉도
섬은 언제나 떠도는 꿈인 줄 알았다
꿈속에서 유랑하는 별이 되었다가
소리 없이 지는 줄 알았다
어느 날 이 섬에 왔을 때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다 알 것 같은 사람을 닮았었다
어느 귀퉁이에 걸터앉아도
자꾸만 말을 걸어오는 섬
짐짓 딴청을 부리고 걸으면
어느새 앞섶에서 살랑거리는 바다 때문에
애첩이 생긴 줄 알았다
가장 친한 친구들에게 이 섬을 인심 썼다
꿈속에서 놀던 섬을 꺼내어 그들에게 보냈다
이제는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여러 개의 섬이
춤을 추겠다.
梁該憬
2011.2.20. 장봉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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