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첩첩 운악

kyeong~ 2011. 2. 7. 23:49

 

 

첩첩 운악

 

첩첩의 바위를 올라 뒤돌아보니

아무것도 없다

병풍 같은 그림들 어디로 갔을까

허리 굽힌 소나무가 내 아버지 같고

모난 바위가 나인가 싶은데

사라진 풍경들, 꿈이었던가

안갯속에 숨어 눈이 내린다

금방 지나온 풍경을 지키지 못하고

안갯속에 내어주었다

절대로 잊지 못할 사랑도

죽을 때까지 그리울 사람도

내어준 것이 풍경뿐이랴

너무 높이 올랐나

순간의 풍경이었던 삶

그저 사라져가는 소리뿐이네.

 

梁該憬

2011.11.6. 가평 운악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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