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겨울 바닷가, 송도에서

kyeong~ 2011. 1. 26. 23:27

 

 

 

겨울 바닷가, 송도에서

 

겨울 바닷가를 걸었다

도시에 맞물려 있는 바닷가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겨울 세포 속으로 들어간 사람들

스며오는 냉기가 몸에서 굳어가는 것처럼

그들도 겨울 속에서 굳어 있을 테지

 

저편 배 위에 석양이 올라앉아 있다

조금씩 멀어질 때마다

하늘이 뜨겁다

얼어 있는 세상을 굴리며 가는 건가

참 느리게 간다

흔들리는 것 없이

 

반쯤은 바다이고

반쯤은 도시인 이곳

여름이 가을을 불러올 때도

가을이 겨울을 불러올 때도

여기서 저기 느리게 가는 석양을 만났다

도시와 바다의 경계를 소리 없이 지나는.

 

梁該憬

2011.1.26. 송도에서

 

 

 

'poem-아직도 모르지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덕유산에서   (0) 2011.02.15
첩첩 운악  (1) 2011.02.07
大靑峰  (0) 2010.10.13
잿빛 일몰  (0) 2010.09.28
꽃은 쏟아지는데  (0) 2010.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