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바닷가, 송도에서
겨울 바닷가를 걸었다
도시에 맞물려 있는 바닷가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겨울 세포 속으로 들어간 사람들
스며오는 냉기가 몸에서 굳어가는 것처럼
그들도 겨울 속에서 굳어 있을 테지
저편 배 위에 석양이 올라앉아 있다
조금씩 멀어질 때마다
하늘이 뜨겁다
얼어 있는 세상을 굴리며 가는 건가
참 느리게 간다
흔들리는 것 없이
반쯤은 바다이고
반쯤은 도시인 이곳
여름이 가을을 불러올 때도
가을이 겨울을 불러올 때도
여기서 저기 느리게 가는 석양을 만났다
도시와 바다의 경계를 소리 없이 지나는.
梁該憬
2011.1.26. 송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