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생일
3월이 되면 난
아무래도 문수산을 가야겠다는 꿈을 꾼다
퇴근길마다
문수산을 끼고 도는 임진강이 흐르고
길 건너 어둠을 맞이하는 땅은
건너지 못하는 북녘땅이 되곤 한다
1990년 1월이 지나고 스물 한 번째 맞이하는 3월
노을은 꽃처럼 강어귀를 떠돌고
물고기떼처럼 강을 오르는 그리움들
아무래도 문수산에 가야겠다
그의 체온같이 따듯한 두유 한 병을 배낭에 챙기고
버스터미널에 갔지만, 강화행 버스는 없다
높지도 않은 산인데
이번에는 버스 타는 곳을 몰라서 못 갔다
세상에 없는 그 사람의 생일
이제는 지고 없는 별이 되었나.
梁該憬
2011.3.27. 문수산을 가려다가 남한산성을 다녀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