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모난 것이 좋다

kyeong~ 2013. 4. 25. 13:11

 

 

 

모난 것이 좋다

 



내게 알지 못할 용기가 있었나,

암봉을 오르자는 약속을 하고도

미련한 의지는

얼마나 힘들 지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는다


공룡이 일어서는 것처럼

허리를 일으키는 무수한 바위들

각이 진 모서리를

감각적으로 디디며

아득히 먼 하늘을 향한 걸음

 


기복이 심한 바위 품에

따로따로 살아가는

키 작은 소나무들

한결같이 당차게 서 있을 수 있는 것은

잘 훈련된 발끝의 감각일까?


절벽을 잡고 살아가는

소나무와 같이

사람들의 각을 잡고

한 줌도 될 것 같지 않은 정으로

내 안에 품노라


삐죽 나온 너의 마음을

좋아했던 것처럼

둥글지 못한 나를

탓하지 말아 주시게

바람 같은 것은 막아주지 못했더라도


 

둥근 바위는

소나무를 키우지 못하는 법 

마르고 딱딱할 바에는

모난 것이 좋다.

 

2006.11.12 북한산 칼바위 노적봉 만경대를 오르며

'poem-아직도 모르지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월에는  (0) 2013.04.25
벚꽃 지는 날  (0) 2013.04.25
어떤 생일  (0) 2013.04.25
천동설의 시간  (0) 2013.04.25
삼불봉三佛峰에서  (0) 2013.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