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2025/02 3

20250216.일. 영동 각호산-민주지산

까마득히 잊을만하면 다시 가게 되는 민주지산 민주지산(珉周之山)은 특이하게 산 이름이 네 글자다. 갈지(之) 자를 쓴 것도 다른 산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 고장의 사투리로 ‘민드룸 한 산’을 일제강점기 때 지도를 만들면서 한자로 잘못 표기한 것이 오늘의 이름으로 굳어진 것이라고 한다.한자를 무시하고 민주지산 이름만으로 처음에는 역사와 민족을 위해 붙여진 이름 같아 거룩하게 느껴지기도 했다그래서 요즘은 유래와 관계없이 '백성이 주인인 산’(民主之山)으로도 많이 불린다. 1000 고지가 훌쩍 넘은 연봉들을 굽어 살피며 우뚝하게 솟아 있는 민주지산지나온 길과 앞으로 펼쳐지는 능선이 훤하게 틔여 있어서 걷는 내내 속이 후련한 산이다겨울 막바지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고산준령의 설경을 기대해 본다 산은..

photostory-山 2025.02.18

20250208.토. 선자령

사람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또 사람마다 좋아하는 산이 있다좋아하는 산에도 어울리는 계절이 있고계절마다 가지 않으면 못 배길 산이 있다지금은 겨울겨울이면 가장 매력을 뽐내는 선자령 (仙子嶺) 이 있다일망무제(一望無際) , 눈밭 위에서 눈부시게 빛나는 설경과 하늘과 한 몸으로 일렁이는 동해를 바라본다면고산준령의 선자령의 매력에 푹 빠져 오랫동안 겨울산을 좋아하게 된다 설이 지나고 입춘도 지났는데  최강 한파가 찾아들었다손가락 발가락 다 써도 셀 수 없이 갔던 선자령인데"가지 말까?""아니야""집에 있으면 이불동굴 속에서 곰처럼 잠만 잘걸"내 마음은 이랬다 저랬다수도 없이 들락거려도 문틀이 고장도 안 난다 강풍이 일면 차라리 다행이다 싶어서 휴게소에서 파전이나 먹지 뭐출발하기 전 식구들이 한마디 한다"산아래..

photostory-山 2025.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