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지나는 길에 살고 싶어라
분주한 시간이
눈처럼 내려앉는다
순순히 고개를 숙여 바람을 향해 누운 풀잎들
그 풀잎처럼 바람을 따라나선다
바람이 지나는 길은 참 멀다
가도 가도 끝이 없다
우리가 언제 길을 알고 걸었던가
앞일을 알고 살아가는 생이 있었던가
모르고 걸어가는 일은 꿈을 꾸는 것
천상을 향해 가는 일이다
바람을 따라 걷는 일
바람이 지나는 길에 서 있는 일
천상의 화폭에 그림을 그리는 일이어라
내 안에 천국의 풍경을 그리는 일이어라
날마다 나는
조릿대처럼 바람이 지나는 길에 살고 싶어라.
梁該憬
2011.12.28. 수 소백산 바람 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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