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제부도에서

kyeong~ 2013. 4. 29. 19:21

 

 

 

제부도에서

 

무작정 찾아왔지만 

파도에 묻혀버린 길 때문에

몇 번인가 뒤돌아서야 했던 섬

이제야 길이 열리네

 

막연히 건너가고 싶은 사람

간간이 너를 스치지만

소통로를 찾지 못하고

다시 한 번 너를 만나기를

기다려야 하는 그 사람

 

우연히 열린 길을 따라

잘 아는 것처럼 건너갔다

가슴뼈같이 단단한 바위에 앉아

흡혈귀처럼 태양을 마시는 섬

 

석고처럼 굳어져 가는 열꽃

나는 열꽃을 따는 사람이 되어

앉은뱅이처럼 바다에 앉아 있다

우연히 너에게 가는 길이 열리길 바라면서.

 

梁該憬

2012.1.10.제부도&전곡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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