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부도에서
무작정 찾아왔지만
파도에 묻혀버린 길 때문에
몇 번인가 뒤돌아서야 했던 섬
이제야 길이 열리네
막연히 건너가고 싶은 사람
간간이 너를 스치지만
소통로를 찾지 못하고
다시 한 번 너를 만나기를
기다려야 하는 그 사람
우연히 열린 길을 따라
잘 아는 것처럼 건너갔다
가슴뼈같이 단단한 바위에 앉아
흡혈귀처럼 태양을 마시는 섬
석고처럼 굳어져 가는 열꽃
나는 열꽃을 따는 사람이 되어
앉은뱅이처럼 바다에 앉아 있다
우연히 너에게 가는 길이 열리길 바라면서.
梁該憬
2012.1.10.제부도&전곡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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