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이른 인사(함백산)

kyeong~ 2013. 4. 29. 19:28

 

 

 

 



이른 인사

 

봄은 하늘로부터 오는가

눈은 지천으로 은 백인데

하늘에 가득한 온기

몸 안의 것이 밖으로 나온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에

시리도록 하얀 설원

가슴 한쪽에 눈물이 울컥하는데

봄은 시린 가슴에서 새 촉을 틔우는 것인지

 

멀리 둥근 산 머리 아래쪽에

복수초가 시리도록 웃고 있을 것 같은데

석양을 따라 외길로 걷다 보면

딱 마주칠 것 같은 느릿느릿한 봄

 

이런 날은 등이 긴 산길에서

떼 죽처럼 시린 손을 내밀고 싶다

산 너머 텅 빈 하늘에

흘러가는 마음을 모두 내어 주고 싶다.

 

梁該憬

2012.2.12.함백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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