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덕유산에서

kyeong~ 2013. 4. 29. 19:30

 

 

 

덕유산에서

 

여기에 오거든

설렘을 거두고

묵묵히 걸어가라

비밀스러운 비경도 없고

감탄스런 기암은 없다

 

바람의 속도로

갈 수 있는 만큼만 가라

속을 다 보여주는 산줄기

하늘과 맞닿은 저끝에

살아온 날들이 등을 보여주며 가고 있다

 

굽이치는 등줄기 위로

쉴 새 없이 넘나드는 바람처럼

멀리멀리 요동쳐 갔다가

다시 돌아오길 몇번인가

 

밤새도록 덕유산 넘나드는 바람이고 싶다

아니다 덕유산 등줄기 같은 길이 되어

그에게 내어 주고 싶다.

 

梁該憬

2012.2.19.덕유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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