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14.토
시화 방조제를 건너는데 함박눈이 쏟아졌다
해솔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코스라는 4코스
함박눈까지 내려준다면 이것은 분명 신의 축복인 것이다
해솔길로 향하는 내게 하늘은 최대의 찬사를 보내는 셈이다
30대, 40대, 50대...세여자는 해솔길 초입에 당도하기도 전에
함께 동승하는 흰눈을 향하여 환호를 지르며 들떠 있었다
떠난다는 것은 나이 차이를 극복하기에 무조건 충분조건이다.
그사람과 가까워지려면
나이를 극복하려면
살아온 환경을 극복하려면
성격을 극복하려면
무조건 그사람과 함께 떠나보시라
그러면 친해지는 것은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으리라
가장 작은 투자로 사람을 얻게 되는 것이 바로 여행이다.
거리: 해솔길 4코스(12.4km+메추리섬약 2.5km)
코스: 15통마을 회관-쪽박섬-메추리섬-고랫부리마을(소머리국밥으로 점심식사)-
흘곳-청춘불패촬영장-대남초등학교-유리섬입구-베르아델승마장뒷편-4코스종점
시간: 12:30분출발 ~6시완료
●4코스 종점에서 4코스 시작점(15통마을회관)까지 차량회수를 위해 콜택시로 이동(032-8886-8883, 11000원)
4코스 시점(3코스 종점)주소: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남동 755-1
5코스 시점(4코스 종점)주소:'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남동 24-4
안산시 단원구 대부남동 775-1번지(쪽박섬길1)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
다른 어느때보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출발합니다.(12:30)
3코스 마무리하는 날 쳐다보았던 도로명 주소
두번째 만남이라 괜히 반가운 이정표 입니다.
홍정희 효자문
효자 홍정희(洪貞羲) 선생은 조선 후기인 1880년대 초 대부남동에서 태어난 이름난 효자로서 본관은 남양이다.
선생은 어릴때부터 성격이 온순하고 부모에 대한 효성(孝誠)이 지극하여 정성을 다해 봉양(奉養)했으며 그 뜻을 거슬리지 않았다.
특히 부친께서 별세(別世)하자 그는 깊이 애통(哀痛)해 하며 묘소 앞에 자그마한 여막(廬幕)을 지어놓고 그곳에서 3년동안 거처하였다.
그는 육식(肉食)을 입에 대지않고 소찬(素饌)으로 일관했으며,
한번도 자신의 집에 내려오지 않는 등 선친(先親)의 묘소 곁을 잠시도 떠나지 않았다.
그의 뛰어난 효행(孝行)과 마음가짐은 마침내 조정(朝廷)에 까지 알려져
고종(高宗) 30년(1893) 6월 효자 정문(旌門)이 이곳에 건립되고 만인의 귀감(龜鑑)으로서 표상(表賞)되었다.
쪽박섬으로 가는 길
쪽박섬
이름이 참 이뻐요
이름뿐아니라
섬 모양도 이뻤어요
쪽박을 담긴 했죠?
30대, 40대, 50대 세여자는 이곳에서
한바탕 굿판 같은 웃음과 춤을 추었습니다
누가 보면 발광이라도 하듯이.
아무도 걸어가지 않았어요
지금부터 저 화살표를 따라
비단같은 눈길을 걸어가려고 합니다
강아지풀에 눈이 앉으니 어느 오색찬란한 꽃보다 아름답네요
축복받은 기분으로 걸어갑니다
눈이 내리는 날은
내 몸속을 파고드는 눈처럼
모든 풍경이 내마음속으로 모두 들어옵니다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몸속에 담으며 가는 나는
지금 가장 값진 시간을 만들어 가고 있어요.
저 멋진 쪽박섬을 등 뒤에 두고 메추리 섬으로 걸어갑니다
언제또 이렇게 눈내리는 풍경속에서
쪽밤섬을 바라 볼 수 있을런지 모르지만은
틀림없이 난
여기에서 똑같이 저섬을 볼 것 같습니다.
메추리섬이 보입니다.
저 섬안으로 들어가서 한바퀴 돌아보려고 합니다.
섬으로 들어가는 동안
왼쪽편 선제도를 바라봅니다.
섬과 섬이 연결되어 있어요
저섬 구석구석 모두다 알고 있기때문에
안다는 이유로
자꾸 바라다 봅니다
내가 잘 알고 있는 그사람도
늘 바라다 봅니다
섬을 건너 갈때도 그사람 생각하며 걸어갑니다.
선제도 뿐만 아니라
영흥도도 보입니다
저섬에서도 해지는 것
바다물이 들고 나는 것
해송을 지나는 바람이는 소리...
생생하게 다시 떠오릅니다.
메추리 섬
큰말 앞에 있는 섬으로 물이들어 오면 섬이 되고 빠지면 연육이 됩니다.
섬 형태가 메추리를 닮았다는데서 붙여진 이름
이 섬안에 이렇게 넓다란 길과
넓은 바다와
넓은 초지가 있는 줄 생각도 못했습니다
마치 우린 아무도 모르는 섬에 들어온 듯합니다
눈이 오는 날
바다를 향하여 마음껏 소리를 질러도
누가 미쳤다고 할 사람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날이 맑으면 영흥도 화력발전소가 깨끗하게 보일텐데요
섬에서
또 다른 섬..
지금 섬에 있어도
사람은 늘 다른 곳을 동경하게 됩니다.
그래서 떠나고 또 떠나고 합니다.
메추리섬에는 이렇게 광활한 초지가 있어요
동행했던 40대 그여자
우린요
같이 왔지만
각자의 모드로
풍경을 내 마음에 넣고 있었죠
같이 걸으면 수다에 충실하게 되니까
가장 좋아하는 곳에서
마음에 드는 풍경을 자신에게로 올인 시켰어요
저기 점처럼 작게 보이는 30대 그여자
역시 젊은 탓인가요
가장 먼저 끝까지 달려가서 풍경에 취해 있네요
이번에 처음으로 해솔길에 나와 동승한 저 30대여자는
저보고 엄마라고 부르기도 해요
여행의 대모?...
초지와 가로등이 멋지네요
만약...
조각달이 떠있고
가로등이 켜있고
하늘에 별도 조금있고요
이 초원의 풀들이 약간의 바람에 몸을 맡기고 있을때
전 이 길을 바다내음을 맡으며 걸어보고 싶었어요
바다로 향하는 저 남자
눈발이 그치고
먹구름 사이로 해가 살짝 지나갑니다
잘 모르는 저 남자의 그림이 순간 멋져 보입니다.
길 끝입니다.
이 섬을 한바퀴 돌 수 있으리라는 예감으로 걸었는데 여기서 끝입니다.
그래도 왔던 길 말고 초원사이로 길이 또 있습니다
바람이 거의 없는 날...
큰 풍랑이 일었으면
기세좋은 파도를 볼 수 있을텐데...
서해안은 바다가 좀 순한듯 합니다.
길 끝에서 다른 길을 찾아 다시 걸어갑니다.
찔래 열매들이 참 이쁘네요
새들이 아직 그대로 두었군요
메추리섬을 빠져 나와 다시 메추리 섬을 봅니다
내가 걸었던 곳을
길가다가 습관처럼 돌아봅니다.
늘 말하지만 뒤돌아보는 풍경은 항상 더 멋지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직 많이 남은 여정을 따라 걸어갑니다.
저기 고랫부리로 향해 걸어갑니다
오른쪽으로 쭈욱 나가 있는 곳이 고랫부리선착장입니다.
정리되지 않은 풍경
맑지 않고 어둡고 칙칙한 이런 풍경마져도
나에겐 아름답다는 느낌입니다.
손질되고 고급화된 풍경은 이제 질려 있어서
이렇게 대충 버려둔 곳도 정이가는 풍경이 되고 있습니다.
흘곳 마을 길
마을을 가꾸고자 책 대여점도 만들고 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떠나가고 없는지...
책 대여점이 비었고 부서져 있습니다.
학란골 마을에 대한 설명입니다.
이제 3분의 2쯤 온것 같습니다.
길은 멀어도 마음은 지치지 않습니다.
길이 길어서 행복한 시간입니다
이 아름다운 길이 짧게 끝난다면 얼마나 아쉬울까요
4코스에서는 비교적 바다풍경이 많고 포도밭은 거의 없습니다.
바다와 포도밭...그새 익숙한 풍경이 되고 말았어요
원두막이 이뻐요
여행자에게는 저런 작은 풍경마져도 신비롭답니다.
고랫부리마을의 어촌 풍경입니다
함초와 억새와 바다와 어선들이 잘 어울려서
이방인의 발길이 한참동안 머무르게 하는 풍경입니다.
청춘불패셋트장입니다.
티비를 잘 보지않아서 프로그램은 잘 모르지만
같이 동행한 이는 잘아는프로라고 반가워합니다.
이모퉁이 저모퉁이 돌고 돌아서 걸어갑니다.
길 끝을 묻지 않고 걸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여행의 여유입니다.
서해안은 이렇게 붉은 함초밭을 자주 만납니다.
석양에 어우리진 풍경이 아주 멋진데
오늘은 날씨가 흐려서 ...그렇지만, 그래도 붉은 해초가 아름답습니다.
대남초등학교에서는
어촌체험학습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염전체험을 할 수있어요
4시간이라면 충분하리라는 시간 계산을 했는데
아직 길은 멀리 있는데
벌써 해가 지기 시작합니다
이제부터는 좀 서둘러야 겠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섬에서 해가 진다면 길을 찾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대남초등학교 뒷산으로 석양이 지고 있습니다
석양은 언제나 눈을 땔 수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바라봅니다.
대부남동 보건소가 있는 마을 풍경입니다.
팬션 모양이 술병 모양입니다.
이체로운 분위기 때문인지 여기에 묵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마당에 차가 가득하더라구요.
모양은 특별해보여서 좋은데
테라스라던가...부대시설은 별로인것 같기는 해요
혹여 이다음에 필요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주부 입장에서 시설 좋고 풍경 좋은 팬션을 눈여겨 보게 됩니다.
떠나 갈 것은 갑니다
길이라고 내게 영원한 것은 아닙니다
어제의 그길은 오늘이 될 수 없고
오늘의 그길이 내일이 될 수없습니다.
서서히 저편으로 사라지는 석양을 보노라니
아침의 그 환희보다는 갑자기 등뒤에서 겨울을 다시 느끼기 시작합니다
어느 겨울 끝에서 다시 내일이라는 길을 찾아야
또다시 오늘 같은 함박눈이 내리는 환희의 길을 걸을 수 있으리라..
저 멀리 오늘의 종점 말부흥 베르아델승마장이 보입니다
가까이 있는 듯 해도 약 3키로 정도의 거리입니다.
유리섬의 유리박물관입니다
입장료 성인 :10000원
시간이 촉박해서 관람은 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갑니다
가족단위로 찾는이가 제법 많아 보였습니다.
드디어 사진이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해가져서 겨우 찍었습니다.
섬은 섬인가봅니다
마을 길인데도 흔적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마지막 4코스 종점으로 가는 길
새중앙교회 대부도 수련관 뒷길입니다.
어두운 길 이정표처럼 찾으며 왔던 리본이 보이지 않아서
하마트면 종점을 못찾을 뻔했습니다.
길은 가까운 길과 쉬운 길이 있겠지만
먼 길로 돌아오는 동안 최대의 년봉같은 풍경이 펼쳐져 있어서
년말이 무척이나 뿌듯합니다.
오늘도 이렇게 걸으려고 이세상에 온 것에 대해 참 행복함을 느낍니다.
마무리한 시간:오후 5:50분
5코스 시점주소:'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대부남동 24-4
2013.12.14.토요일
베르아델승마장 정문앞까지 걸어나와서 032.886.8883 로 전화했고
10분만에 당도한 콜택시를 타고
처음 출발한 곳으로 이동(차비 11000원)해서 차를 회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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