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해외여행-아시아/네팔-안나푸르나서킷

20240422.안나푸르나 서킷 6일차(시리카르카→레다르)-8day

kyeong~ 2024. 5. 10. 16:41

네팔 안나푸르나 12박 13일 일정

  • 인천공항   카트만두 1박 → 베시샤하르   →차매 1박
  • 트레킹 1일 차 : 차매 → 로우피상 1박(15km, 8시간)
  • 트레킹 2일 차 : 로우피상 → 마낭(15km, 7시간 30분)
  • 트레킹 3일 차 : 마낭→ 프라켄곰파왕복  마냥 1박 (고산병 적응, 6km, 3시간 20분)
  • 트레킹 4일 차 : 마낭→ 틸리초베이스캠프 1박(14km, 7시간)
  • 트레킹 5일 차 : 틸리쵸bc → 틸리쵸호수 왕복 → 틸리쵸 bc → 시리카르카1박(16km, 9시간)
  • 트레킹 6일 차 : 시리카르카 →레다르(13km,7시간)
  • 트레킹 7일 차 : 레다르→ 토롱패디bc 1박(6km. 3시간30분)
  • 트레킹 8일 차 :토롱패디bc  → 토롱나패스 → 묵티나트  → 좀솜 1박(13.5km 9시간)
  • 좀솜  → 포카라  →  카트만두 1박 → 내 팔궁전 및 원숭이 공원  → 기내 1박  인천공항

 

  • 2024.04.22.월. /날씨 맑음
  • 트레킹 6일차
  • 시리카르카(4050m)→ 어퍼캉샤르(4000m)  →  나르바나(3800m) →  야크카라카(4050m)  →  레다르(4200m)
  • 오전8시 시리카르카 출발
  • 오전11시 30분 나르바나 점심식사
  • 오후 3시 레다르 도착
  • 이동거리 13km, 7시간 소요 

 

안나푸르나의 연봉들을 테라스에 두고 

마르샹디 계곡의 바람을 불러들이는 시리카르카의 롯지

이층 식당에서 안나푸르나의 설경을 바라보며 식사와 차를 마셨다

체력 좋은 일행들은 뷰에 못 이겨 맥주도 한잔씩 하면서 즐겼다

별7개의 뷰 맛집같은 롯지를 떠나자니 아쉬운 마음이 든다

 

오늘 트레킹은

시리카르카(4050m)에서 어퍼캉샤르를 거쳐

니르바나 롯지(3800m)까지 7km 이동을 한 후 점심식사를 하고

본격적으로 토롱라로 향해 고도를  높이며  6km 진행을 한 후

레다르롯지에서 숙박을 하기로 했다

 

레다르까지 총 13km, 7시간의 트레킹이다 

 

 

안나 4봉과 틸리쵸

그 아래로 흐르는 마르샹디강을 다시 한번 내려다보고

오늘의 긴 여정을 다시 시작한다 

이곳을 떠나면 이제 틸리쵸의 풍경은 기억 속에 묻히게 된다

틸리쵸에서 시작하는 저 마르샹디강은 동남아까지 흘러간다고 한다

 

 

어제 마낭에서 틸리쵸로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가며 일부 다시 걷는다

하염없이 펼쳐지는 같은 풍경의 파노라마 

그래도 지겹지는 않다

평생 이만한 풍경을 볼 수 있으리라 꿈이라도 꾸었던가

내 몸 안에 이제는 히말라야 설산이 들어와서 꿈을 꾼다

언젠가 다시 이곳을 밟았으면 좋겠다고.

 

 

히말라야 산군이 하도 많다 보니 

이런 4~5천 고지의 산들은 그저 지나는 통로가 된다

이 정도 높이의 산정상을 오르려는 자들이 없다

여기에 오면 산에 대한 눈높이가 건방질 정도로 높아진다

꼭대기에 눈이 덮여 있어야 산으로 여겨진다 

 

산이지만 그저 지나는 통로인 캉샤르의 산허리를 돌아서 나간다

 

 

쉴 때마다 어제 올랐던 틸리초피크를 바라본다

틸리초의 추억은 어느새 하루가 지나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히말라야의 연봉들 때문에 몸이 자꾸 부풀어 오르는 것 같다

저 많은 산들이 내 몸속에서 살고 있으니.

 

 

 

사람들이 살았던 옛주거지 같다

어퍼컁샤르 고갯길

 

 

표지판이 모양이 전부 다르다

세우고 싶은 사람이 한 개씩 가져다 놓은 것 같다

야크카르카 골짜기로 올라야 토롱라로 넘어갈수 있다 

 

 

틸리초골짜기와 토롱라로 가는 야크카르카 골짜기는 

마낭에서 올라오다가 갈라진다

두개의 골짜기 방향은 완전히 다른 곳이다

왼쪽 골짜기 틸리초에 갔다가 되돌아 나와 야크카르카 방향의 골짜기로 다시 넘어가는 중이다

이길은 틸리쵸의 4900고지까지 올렸던 고도를 니르바르 3800고지까지 고도를 낮추게 된다

 

 

목장과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남아 있는 집터들이

어느새 저만치 밀려났다

거침없이 솟아오르다 중턱쯤 터를 만들고

그터를 용케도 이곳 사람들이 찾아내어 가축을 기르며 살았던 것이다

위대하게 솟아있는 히말라야도 무모하게 솟아오르진 않는다

허리춤에 기대어 살아가는 인간을 끌어안고 터를 내어주는 히말라야다

 

 

오르락내리락 이리저리 휘어 돌아가는 야크카르카로 가는 길

4000 고지의 풍경은 땅에 엎드려 살아가는 침염수와 가시 박힌 나무들이 빼곡하다

산은 높지만 이지대의 모든 생명들이 나즈막히 살아가고 있다

이길을 걷는 나도 거대한 히말라야의 기운에 밀려 자꾸 작아지는 중이다

 

 

강가푸르나와 트레커들

가도 가도 산만 있을 것 같은 길

그래도 앞서서 길을 내어준 사람들 때문에

편히 이 길을 갈 수 있다 

 

 

또 목장

그리고 안나푸르나 2,3,4봉과 강가푸르나 

 

 

여기가 안나푸르나 연봉을 바라보는 마지막 뷰포인트다

약속이나 한 듯 오는 사람 가는 사람 이곳에서 멈춘다 

그리고 많은 시간을 보낸다

멀리 마나슬루까지 보이고 저 아래 이틀이나 묵었던 마낭마을까지 보이는 곳이다

 

 

뒤편 작게 고개를 내 밀고 있는 산이 피상피크

 

 

하늘은 맑은데 마나슬루가 흐리게 보인다

멀리있는 마나슬루가 어떤 땅인지는 모르지만

멀리서 훔쳐보고 간다 

아직은 저곳에 가야겠다는 욕심은 낼수는 없지만 

인간의 욕심이 작정한데로 흘러가지는 않더라 

 

 

야크카르카의 하늘

이곳에는 독수리가 많다 

찍으려고 하면 어찌나 빠른지 달아나고 없다

한국에 돌아가면 이제 웬만한 풍경은 눈에 안 들어올 것 같다

웅장하고 거대한 풍경 앞에서 10여 일을 지냈으니 말이다

최고의 화폭을 본 소감은 어떤 표현을 쏟아내야 할지 머릿속이 먹먹하다

 

 

 

고목이 된 자작나무가 군락을 이루는 곳을 지나서...

한국과 백두산에 높이 자라던 자작나무와는 다르다

옆으로 가지를 뻗으며 고산생활을 하고 있다 

 

 

다리 건너 니르바나 롯지가 보인다 

저곳에서 넉넉한 오후의 햇살을 쬐며 점심식사를 한다

아침 8시에 출발해 7km 구간을 3시간 30분 걸어서 왔다

이제 저 롯지를 지나면서

깊은 계곡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안나푸르나의 연봉은 보이지 않게 된다 

 

 

Nirvana lodge 3850m

마당이 넓고 하늘을 보며 쉬기에 좋은 장소이다

야크치즈가 유명하다는데 한국음식셰프를 데리고 다니다 보니

안나푸르나의 롯지에서 파는 음식을 경험하지 못해 아쉽다

 

 

아마다블람(6,812m)
세계3대 미봉중 하나

식당벽에 붙어 있어서 캡처를 해봤다 

빙벽으로 유명한 산인데 오르지는 않는다고 한다

 

 

우리 네팔 셰프 참 기특하죠

짜장밥도 만들어준다

사실 좀 짜서 남기긴 했지만

맛이 나쁘진 않았다

밥 먹을 때마다 최고라고 말해주었다 

 

 

불교에서 열반은 괴로움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 더 나아가 환생을 의미한다.

틸리초 베이스캠프와 틸리초 호수길을 마치고 이곳에 도착했을 때

말 그대로 고통에서 벗어난 기분이다.

여기 인적이 드문 곳의 마당에서 최고의 햇살을 맞이했고,

내 생각에는 세계 최고의  하늘이 보이는 롯지이다

그리고  이곳을 지나는 바람은 신선하고 차가운 코카콜라 같다.

우린 토롱라로 가기 위해 마을과 마을사이에 있는 길을 퍼즐처럼 맞추고 있는 것이다

모든 퍼즐은 예정대로 잘 맞추고 있으며  토롱라로 가는 길도 잘 맞추어 갈 것이다

 

두 개의 룽다가 펄럭인다

바람이 전하는 말을 들었는가

지금 이 휴식이 토롱라를 넘게 하고 그 순간 감격해할 것이라고.

 

 

마당에서 건너편 걸어왔던 길을 바라본다

실타레를 풀듯 

누에고치가 실을 뽑아내듯 이어지는 길

지나온 길 뒷편이 멀여져 가고 있다 

그 뒤로 두귀를 쫑긋 거리는 것 같은 안나푸르나 연봉

잘 있으라

 

 

산능선이 메말라있고

강바닥도 메말라있다 

거친 황무지에 보이는 건 하늘뿐인 땅....

세월이 좋아서져 황무지 이곳도 여행을 한다

자기와의 도전을 위해 찾는 트레커들

 

 

눈이 많이 쌓이면 

바위나 나무에 칠한 색깔과 세워놓은 돌등을 보며 길을 찾아가야 한다 

이곳은 4000고지

나무들이 바닥에 바짝 엎드려 추위를 견뎌내고 있다

 

 

이쪽으로 가면 토롱라 bc와 야크카르카 마을의 롯지들이 있다

그래서 물자보급을 위해 당나귀 행렬이 제법 많다 

가스며 소금이며 쌀등.....

귀한 운송수단이 된 당나귀들이다

 

 

우리들의 식사를 해결 주고 있는 쿡팀들

식기와 대형 보온병, 양념과 식자재를 지고 간다

기본적인 살림도구들을 짊어지고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중간에 보급을 받는 식자재가 있긴 하지만

저분들께 고생을 너무 시켜서

우리가 황재트레킹을 하는 것 아닌가 반성도 했는데

트레커왈 자주 와야 본인들이 먹고 산다고 한다

 

 

쉼터는 중간중간 참 많다

서둘지 않아도 되고

뷰 좋은 곳에서 약속이나 한 것처럼 쉬어가고

그래도 긴 거리와 고도를 올리며 그날의 목표를 채워나가고 있다 

 

 

잠시 쉬었으니 

오르락내리락 

오늘밤 자고 내일밤 자고 나면

기대하던 토롱라를 넘는다는 간절함으로 묵묵히 길을 간다 

목표를 위해서는 수도자의 모습으로  길을 걷는다

힘들어도 되돌아갈 수 없는 처지와 아직은 견딜만하다는 위안을 갖고 묵묵히 

견디어 나가는 중이다 

 

 

야크카르카 YAK KHARKA(4050m)

제법 큰 마을이다 

어퍼카르카에서부터 연신 이정표로 안내해 주었던 YAK KHARKA 마을이다

마낭에서 토롱라로 바로 올라오면 보통 이곳에서 하룻밤을 지낸다

우리는 이곳  YAK KHARKA를 지나 레다르까지 진행할 것이다

한식을 제공할 수 있게 식당을 빌려주는 롯지와 계약을 한 것이라 한다

 

 

야크카르카 4100 고지의 작은 가게

이곳에서 잠시 휴식하면서 

콜라와 환타의 시간을 가졌다 

 

6병에 14달러 지불했으니까 

한 병에 2.3달러 정도다

 

저 무거운 음료수도 당나귀가 날랐을까

 

 

오늘 여정은 길기는 해도 힘든 길은 아니다

뒤에 홀로 떨어져서 천천히 걷고 싶다

이국땅 깊은 오지의 길을 걸으면서 잠시 히말라야를 걷어내고 나를 들여다본다

며칠 동안 잊고 지낸 가족들의 얼굴을 생각하기도 하고 잘 지내고 있는지 안부가 걱정이 된다

전화가 자꾸 끊기는 바람에 통화를 포기하고 문자로 안부만 전했다

 

힘들어서 눈물이 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잘 지내고 있는 것에 대한 감격과  혼자라는 외로움이 뒤엉켜 눈물이 난다

 

사람은 나를 잊었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다

내가 들여다 보일 때서야 눈물이 난다

내 안의 생각들이 밀려 나오는 흔적일 것이다 

 

 

레다르 브릿지

 

 

LEDAR의 롯지 Hotel Dhading Laxmi

구름과 산으로 뒤덮인 해발 4200m

고도의 네팔 Chuli Ledar Manag 지역에 있는 호텔이다

와이파이 사용불가 

공동화장실 

전기사정이 안 좋아서 2달러 주고 핸드폰 충전함

잠자기 전 랜턴준비 필요함 

 

시리카르카에서 8시 출발 7KM 걸어서 나르바나 로지 11시 30분 도착

나르바나에서 6킬로 이동해서 레다르에 오후 3시 도착 총 7시간 걸었고 이동거리는 13KM

 

낮에는 맑았던 하늘이 비가 올 듯 바람이 불고 먹구름이 덮인다

밤에는 눈발까지 날리기 시작한다

지금까지 날씨가 참 좋았는데 혹여 마지막 이틀을 남겨두고 사나운 날씨가 되는 건 아닌지....

거칠어지는 날씨 때문에 걱정이 된다

토롱라쪽 날씨는 새벽부터 오전까지는 잠잠하다가 

오후로 넘어가면서 바람이 거칠게 분다고 한다

 

 

닭 한 마리 한상을 받았다

3명이서 한 마리씩 뜯는 거다

마늘과 고추 양파까지 곁들인 백숙 한 마리

그리고 마지막으로 닭죽까지 서비스해 준다

우리의 식성을 어찌 알았을까

참 똑똑한 셰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