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20241015.원주 치악산(황골~비로봉)

kyeong~ 2024. 10. 18. 11:21

치악산을 가려는데 아침부터 비가 온다

큰비는 아니라서 길을 떠나지만

아침  출근길 차량 사이로 밀리고 밀리면서 원주로 가는 동안

부슬부슬 가을비가 그치지 않는다 

비로봉 정상에서 광활하게 펼쳐지는 단풍뷰는 일치감치 포기하고

비로봉으로 가는 길의 손 내미는 단풍만 구경해야겠다

이럴 때 큰비가 아닌 것이 다행이라는 위로를 한다

비가 올 때에는 앞만 보고 가고

맑을 때는 멀리와 옆도 보고 간다

살아가는 것이 여기저기 모두 보면서 살아가기 마련이다 

날도 궂은데 숲을 찾아가는 건

 "사람이 나이를 먹듯 숲도 나이를 먹으며 안정화된 푸른 숲으로 변해간다"는  말이 있다

가을비 오는 날 오래된 세월의 숲을 오르며 

흔들리며 살아온 나이를 정화시키기 위한 하루가 될 것이다

 

 

 

원주 치악산 비로봉

2024.10.15. 화/ 날씨:안개비

산행코스:황골탐방센터-입석사-깔딱 고개-황골삼거리-쥐 너 미고개-헬기장-비로삼거리-비로봉(원점회귀)

산행거리:8.2km

산행시간:10:20~15:50(5시간 30분 소요)

 

 

황골탐방지원센터에서 입석사까지 1.6km는 포장이 되어 있으며,

비교적 경사가 심해 일반 차량의 통행은 제한된다.

입석사부터 500m 구간은 경사가 심하고 돌이 많아 오르는 사람들의 숨을 깔딱거리게 한다고 하여 깔딱 고개라 부른다.

깔딱 고개를 지나 700m를 오르면 치악산 주 능선길과 합류하는데,

이곳부터 비로봉까지 1km 구간은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다.

특히 비로봉 900m 전은 쥐너미재라 부르는 곳으로,

이곳에서 원주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치악산 주봉인 비로봉에 오르는 최단 탐방코스로,

30m 절벽 위에 우뚝 서 있는 입석대와 강원도유형문화재 제117호인 마애불좌상을 감상할 수 있다.

- 황골탐방지원센터에서 입석사(입석대)~깔딱고개~비로봉으로 이어지는 탐방코스(4.1km, 2시간 30분 소요)
- 치악산 주봉인 비로봉에 오른 최단 코스.

 

황골주차장
강원 원주시 소초면 흥양리 산 185-3

 

인천에서 7시 출발하여 10시경 도착했다

출근시간과 맞물려 1시간 정도 지체를 했다

 

주차된 차량을 보니 평일인데도 치악산을 찾는 등산객이 제법 있다

 

주차비는 주중 4000원 

주차장은 제법 넓다 대형차량은 들어올 수 없다 

 

 

국립공원이라서 입산통제시간이 있다 

 

 

주차장의 담쟁이넝쿨

단풍 든 모습을 보니 오늘 치악산의 단풍도 기대할 수 있겠다

 

 

황골주차장에서 입석사까지 1.6km

아스팔트로 포장된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일반차량은 진입할 수 없다

 

 

주차장에서 입석사까지 1.6km 오르는 동안

2곳의 화장실이 있다 대략 30분 소요

가파른 길이라 초반부터 땀이 흠뻑 난다

 

 

 

입석사 立石寺
입석사는 원주 치악산에 있는 전통사찰로 조선 후기의 유 · 불문화를 간직하고 있다.
입석사는 상원사와 비로봉에 오르는 중간 지점인 치악산 입석대 아래에 있는데
신라의 고승 의상[義湘]이 토굴을 짓고 수도하였다고 한다.
경내의 연화대좌와 광배, 절 앞에 있는 석탑의 연꽃받침 탑신은 고려 전기의 조각 양식과 기법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절의 서북 방향인 입석대 옆에는 마애불좌상이 있는데,
‘원우오년경오삼월일[元祐五年庚午三月日]’이라는 명문이 있다.
이 기록으로 보아 고려 전기인 1090년(선종 7) 무렵에 불사가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에 이르러 1957년 요사가, 1992년에는 대웅전이 건립되었다.

 

 

입석사 옆 30m 절벽 위에 20m 높이로 우뚝 서 있는 입석대와

1090년(선종 7년)에 조성된 것으로 밝혀진 마애불좌상이 있다

 

입석대는 내려올 때 가보기로 했는데

내려올 때 다리 저려와서 그냥 내려왔다

 

 

아쉬운 마음에 빌려온 입석대 사진

 

 

 

안개비와 함께 입석사를 감싸고 있는 안개

너무도 고요하여 풍경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입석대 해발고도 720m

오늘의 목적지 비로봉 해발고도 1282

대략 560m 고지를 올라가야 한다

 

여기서 비로봉까지는 2.5km

일반 산행지면 대략 1시간 정도면 올라가겠지만

치악산 비로봉은 마의 급경사구간이 버티고 있어서 시간을 여유롭게 잡아야 무리가 없다

 

 

계단과 너덜구간 

황골쉼터까지 600미터를 올라야 하는데

이구간만 잘 올라가면 그다음부터는 큰 무리는 없다 

 

얼마나 가파른지 2번은 쉬었다

 

 

시월이지만 등짝이 흠뻑 젖을 정도로 힘들게 올라와서

황골 쉼터에 털푸덕 주저앉았다

아침에 보충한 에너지를 전부 써버린 느낌이다 

배낭을 뒤적여서 다시 에너지 보충을 했다

그래야 비로봉까지 무리 없이 갈 것 같아서이다

 

겨우 600미터 올라오는데 50여분의 시간을 사용했다

 

 

 

국립공원답게 구급함이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서 전화를 할려니 잘 안 터지던데

구급함 비밀번호를 알려면 어떻게 전화를 하지?

비로봉까지 1.9km

여기서부터는 일반산정도의 능선길이다 

 

 

너덜길 바위사이사이에 내려앉은 낙엽을 보니 

이제야 가을을 제대로 보는 맛이다 

 

 

치악산의 가을을 맛보라고

데크길을 조성해 두었다

이 데크 구간이 단풍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다

 

 

데크구간이라 숲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아름답게 물든 단풍을 보니 비가 와도 기분이 밝아진다

 

 

이리저리 사진을 안 찍을 수 없다

가을오색등을 켜고

우리를 반기는 치악산

산에서 만나는 이런 풍경때문에

사진으로 옮긴 풍경은 항상 성에 찾지 않는다

360도 멋진 뷰를 어찌 사진으로 감당할수 있을까

 

대략 30분 정도 단풍터널을 걷는 동안

너무 예뻐서 천천히 걸었다

안개가 숲으로 밀려들지만 

그 또한 숲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어서 운치 있어서 좋다

진짜 이쁘다~

너무 이뻐~

단풍 잘 들었네~

연이어 감탄사를 쏟아 냈다

 

 

계단이 있지만 단풍에 취해 걷다 보니 어느새 쥐너미고개

1km 단풍구간에서 황홀경에 빠졌던 것으로 

치악의 행복을 대신할 수 있다

 

 

쥐너미재에서 원주시의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인데

바로 앞 말고는 아무것도 볼 수 없는 날이다

오랜만에 치악산에 왔는데 푸른 하늘과 치악의 능선을 바라볼 수 없어 아쉬운 마음이다

 

 

서버령

쥐너미재를 한자어로 서반령이라 한다

쥐가 얼마나 많았으면 쥐너미재라 하였을까 상상이 가질 않는다

 

 

비로봉까지 1km도 채 안 되는 거리

다 온 듯 반갑고 길도 완만해서 달려가도 될 것만 같다

촉촉이 젖어있는 숲길을 따라 

안개비도 고스란히 맞으면서 치악의 숲냄새를 맡았다

 

 

헬기장을 지나...

비로 삼거리까지 계단이 있는 내리막길 등로이다

 

 

황장금표(黃腸禁標) 이정표가 있는데

넘어갈 수 없는 곳이다 

그리고 어디에 궁궐에 쓰인 나무가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오마이뉴스 기사를 인용하면, 

 “황장금표란

왕과 왕비의 관(棺)인 재궁(梓宮)과 궁궐 등의 건축 재료로 쓰인 황장목(黃腸木)을 보호하기 위해 세운 금표다.

현재까지 치악산에서 확인된 황장금표는 3기로,

▶학곡리 황장외금표

▶학곡리 황장금표(강원도 기념물 제30호)

▶비로봉 황장금표 등이다.

흥미로운 건 3기의 황장금표가 남아 있는 사례는 현재까지 치악산이 유일하다”라고 밝히고 있다.

 

 

넘어갈 수가 없어 빌려온 치악산 황장금표(黃腸禁標)

 

 

비로 삼거리

헬기장에서 내려왔다가 다시 비로봉으로 올라가야 하는 곳이다

구룡사 계곡길과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서 다시 한번 급경사길을 만난다

300미터 

여기까지 올라오느라 에너지가 고갈된 즈음

다시 만나는 깔딱 고개 

여기만 올라가면 정상이니 다시 기를 모아서 올라가 본다

 

 

금강초롱 군락지

보호종으로 철제 보호망을 설치해 두었다

 

 

까짓것 이제 오르막 마지막인데 300미터쯤이야 ~

대략 15분 소요

 

 

치악산 비로봉雉嶽山 飛蘆峰 

표지석의 고도는 1288m

실제고도는 해발 1282m

 

 


치악산 雉嶽山

강원도 원주시 및 원주시 소초면과 횡성군 강림면에 걸쳐 있는 산.높이 1,282m.
태백산맥의 오대산에서 남서쪽으로 갈라진 차령산맥의 줄기로 영서 지방의 명산이며 원주의 진산이다.
남북으로 웅장한 치악산맥과 산군(山群)을 형성하고 있다.

주봉인 비로봉(飛蘆峰)을 중심으로 남쪽으로 향로봉(香爐峰, 1,043m) · 남대봉(南臺峰, 1,182m)과 북쪽으로 매화산(梅花山, 1,084m) · 삼봉(三峰, 1,073m) 등 여러 봉우리를 연결하며 그 사이에 깊은 계곡들을 끼고 있다.
남북으로 뻗은 주능선을 경계로 하여 대체로 서쪽이 급경사를 이루며 동쪽이 완경사를 이룬다.

특히 비로봉에서 구룡사(龜龍寺)를 향하여 뻗은 북쪽의 능선과 계곡은 매우 가파른 것으로 유명하다.
한편 고둔치 동쪽인 부곡리의 신막골 일대는 비교적 넓은 평탄지대를 이루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서쪽으로 흐르는 계류들은 섬강(蟾江)으로 흐르고, 동쪽으로 흐르는 계류들은 주천천(酒泉川)으로 흘러든다.

조선 시대에는 오악신앙의 하나로 동악단을 쌓고 원주 · 횡성 · 영월 · 평창 · 정선 등
인근 5개 고을 수령들이 매년 봄 · 가을에 제를 올렸다.
또 많은 승려와 선비들의 수련장으로 사찰과 사적이 많다.
공원 면적은 182.09㎢이고, 산세가 웅장하고 아름다우며 많은 문화유적이 있어 1973년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가
1984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

큰골 · 영원골 · 입석골 · 범골 · 사다리골 · 상원골 · 신막골 · 산성골 등 기암괴석과 층암절벽의 아름다운 골짜기가 있으며,
비로봉 · 남대봉 · 매화산 · 안봉 · 천지봉 · 투구봉 · 토끼봉 · 향로봉 등의 산봉과
입석대 · 세존대 · 신선대 · 아들바위 · 구룡폭포 · 세렴폭포 · 영원폭포 등의 명소가 산재하여 있다.
치악산에는 한때 76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사찰들이 있었다고 한다.

 

 

 

단풍을 보려거든 치악산을 가라 했는데

이럴 수가..... 누구 말처럼 곰탕이다

 

 

남대봉까지 이어지는 치악의 능선을 바라보는 확 트인 기분을 얻지 못하는 날이다

치악산의 끝

남대봉아래 상원사에 가면  치악산 전설에 대한 꿩의 보은에 관한 이야기를 자세히 알 수 있다

 

 

단풍 든 치악산을 덮어버린 안개

누군가는 몽환적이라 좋다 하지만 

오늘은 섭섭하다

정상에 오는 이유는 그산이 가진 전체의 풍경을 한눈에 담고 싶어서 오는 것이다

 

 

겨울이면 두 개의 돌탑에 핀 상고대가 치악산의 명물 풍경으로 유명하다

다행히 비는 멈추었지만 

회색빛 풍경을 마주하며 정상의 기쁨을 만끽해 본다

 

 

본래는 가을 단풍이 아름다워서 적악산이라 불렀으나

뱀에게 잡힌 꿩을 구해준 나그네가 그 꿩의 보은으로 위기에서 목숨을 건졌다는 전설에서 치악산의 이름이 유래한다.

 

북쪽 산록 소초면 학곡리에 있는 구룡사는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는데 용 9마리가 살던 못을 메우고 지었다는 전설이 있다.

구룡사 대웅전(강원특별자치도 유형문화재 제24호)을 비롯해 거북바위·구룡소 등의 경승지가 있다.

절 주위에 우거진 노송들은 조선시대에 황장목이라 하여

임금의 널을 짜거나 대궐을 짓는 데에 목재로 쓰려고 함부로 베는 것을 금했다고 한다.

봄에 산신제가 열린다. 원주시 신림면 성남리에는 상원사가 있으며,

계수나무·용마바위와 법당 벽에 꿩의 보은설화를 그린 벽화가 있다.

 

 

정상은 전망대 데크가 넓어서 날씨만 맑다면 

한동안 넋 놓고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간단한 간식 후 서둘러 하산하기로 했다

날씨가 이런 날은 좀 더 빨리 저물기 때문이다

 

 

치악산은

계단에 걸터앉은 단풍잎도 이쁘고요

 

 

숲은 더 이쁘다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가면서도

이뻐서 탄성을 지르는 치악산이다

 

 

요구간이 하도 이뻐서 계단에 걸터앉아 인증숏도 남기고

 

 

단풍무늬가 그려진 치악산 계단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진 계단이다

 

 

황골쉼터도 단풍지대

 

 

여기서 잠시.....

 

 

쉬었다가

가파른 마의 급경사 하신길을 내려가야 한다

 

 

입석사까지 600미터지만 

다른 산길 2km 같은 하산길

 

 

입석사에서 올려다본 입석대

내려올 때 가기로 했는데

다리가 저려서 그냥 생략하기로 했다 

 

입석대에서 이름을 따온 입석사

 

 

하산 완료

주차장에서 올려다본 치악산

뭐가 보여야지...

안개가 아주 진한 곰탕이다

 

 

지원센터 앞에는 등산에 지친 등산화를 씻어주는 수도가 있다

솔까지 준비된 센스

다른 곳에는 없는 탐방소의 배려이다 

 

 


치악산 하면 언제나 가파른 계단길이 생각나는 곳이다

혼자서는 엄두를 내지 못해

두 명의 친구와 함께 길을 나섰는데

역시나 깔딱 고개에서 체력의 한계를 느꼈다

이젠 치악산을 그만 와야 하나.... 그런 생각까지 할 정도다

그래도 이 시간이 지나면 잊고 

치악산을 향하여 발 걸을 옮길 것이다 

사람에 받은 고통은 영원히 지니고 가면서도

산에서 받은 고통은 잊게 마련이다

그것은 내가 선택한 길이므로 원망의 대상이 아니라서 그렇다

오늘도 내 나이보다 더 안정적으로 익어간 치악산 숲길을 

아름다운 단풍과 함께 했다

 

2024.10.15. 화.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