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추적추적 비가 내리더니
오늘 새벽은 날씨가 급강하를 했다
뉴스에서 연일 예고를 했지만 10도 이상 떨어진 날씨에
몸은 적응을 못해 잔뜩 움츠리고 종종걸음을 걷는다
새벽 6시, 지금은 천문박명의 시간,
지평선 아래에서는 일출이 시작되었을 시간
어두컴컴한 새벽하늘이지만 바닥으로 내려앉은 것처럼 흐려져있어
시간이 흘러도 일출의 의미는 무색한 날이다
춥거나 흐려도 함께하는 산우들의 웃음과 입담으로 오늘 산행도 맑음이고 따뜻할 것이다
지난달 시원한 암릉능선을 자랑하는 희양산과 구왕봉 구간을 다녀왔기에
은티마을, 출발점이 같은 마분봉과 악휘봉의 산 맛을 미리부터 알 것 같다
암릉산행은 발끝과 손끝에서 전해지는 특유의 아찔한 맛 때문에
미리부터 온몸이 긴장한다
10여 년 전에도 은티재에서 악휘봉을 거쳐 대슬랩을 내려가 덕가산을 거쳐 입석마을로 하산했었는데
그때는 손끝 발끝이 더 감각적이라 몹시도 짜릿했고
지금은 좀 더 굳어 있는 손끝이지만
오늘 무사히 밧줄 기행을 마칠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11월이 될 때마다/梁該憬 연한 햇살이 고루 퍼지던 봄 비늘처럼 일어났던 잎들이 고도를 낮춘 빛에 힘을 잃어간다 바람이 발끝을 세우는 산기슭 절집 풍경소리 허공에 날아가듯 날아가는 갈잎이 물고기 같다 기대한 적도 없는데 울림을 주며 떠나가는 잎들 동짓달 강물로 떠도는 그대 저 잎이 떠나는 날도 가랑잎에 물고기 눈 같은 점하나 찍지 못했다 갈잎 잎맥 같은 혈관이 낮은 곳으로 흐르는 날 재갈을 문 그리움이 하얗다 갈잎 속으로 스며든 길 그 속에도 문하나 있겠지 이제 다른 문하나 열어야겠다 20241117. 괴산 마분봉에서 |
- 마분봉&악휘봉
- 산행일자:2024.11.17. 일/ 날씨: 종일 흐림
- 산행코스: 은티마을-희양산 갈림길-경로당-마법의 성-UFO바위-마분봉-774봉-입석재-824봉-은티재갈림길-선바위-악휘봉-은티재갈림길-입석재-떡바위-은티마을(원점회귀)
- 산행거리:약 10KM
- 산행시간:9:45~16:45(단체산행으로 바위구간 지체 많음)
주차장 주소:충북 괴산군 연풍면 주진리 514-5
은티마을 주차장(대형-5000원/소형-3000원)
간이화장실 있음(지저분함)
주차장의 대형 등산안내도를 올려다보다가 문득
충청북도에 올 때마다 느끼는 점
속리산국립공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산행시설물이 낙후되어 있다
이정표며 산행지 데크등.....
은티마을에서 시작하는 4대 명산 안내판을보니
지난달에 시루봉과 희양산 구왕봉을 다녀왔고 오늘은 마분봉을 거쳐 악휘봉을 밟게 된다
은티마을 유래비/ 목장승/당산소나무
서둘러 산행하느라
거무티티하게 돌에 새겨놓은 은티마을 유래를 읽지 않고 지나갔으리라
은티마을은 원래 지명이 의인촌리(義仁村理)였다.
일제강점기에 ‘의인’이 민족정신을 되살린다고 해 은평(銀坪)으로 바뀌었다가 ‘은티’로 변했다 한다.
주막집과 마주한 남근석이 있다.
- 은티마을의 유래
은티마을은 여느 산골 마을처럼 계곡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그 형세가 마치 여성의 성기와 같은 여근곡(女根谷)이다
이를 여궁혈(女宮穴)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음기가 세어서 과부가 많이 살았는데
400년 된 당산 소나무옆에 전나무를 심어져 있고
그 앞 돌로 만든 탑이 새끼줄로 동여매어져 있다
주민들이 풍수의 하나로 마을의 안녕과 풍성한 수확을 기원하며 세워둔 남근석이 있다
주차장에서 5분쯤 올라와 희양봉과 마분봉 갈림길
마을안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나무옆에
희양산까지는 4.4KM(구왕봉을 거치면 훨씬 멀어진다)
마분봉 4KM라고 적힌 목판이 눈에 뛸똥말똥하게 서있다
이정표에는 없지만 여기서 마분봉을 거쳐 악휘봉까지는 5.4km가량 된다
경로당과 좁은 농로용 아스팔트길을 잠시 오르면
다시 만나는 산행 안내판 앞에서 마분봉 산행은 시작된다
마법의 성
UFO
오늘은 우주여행을 하는 날인가
그러면 여행가는 기분으로 신나게 날아보자
마을에서 대략 20분 거리
낙엽이 무성한 산길이 반긴다
어제 내린 비로 축축한 낙엽에서 가을냄새가 켜켜이 올라온다
낙엽 밟은 소리
11월이면 가장 잘 들리는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무던한 산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산행하는 친구들이 많으니
이 친구 저 친구 수다도 많고
웃을 일이 많아서 산행의 즐거움이 배가 된다
시골 뒷산처럼 무성한 소나무 사이로 봉우리들이 고개를 내민다
1시간쯤 올랐을까
눈이나 낙엽 때문에 길이 묻혀있어서 그랬을까
소나무에 노란 이정표가 그려져 있다
아니면 근처에 누군가 약초를 심어 두어서
다른 데로 세지 말고 곧장 산행이나 하라고.... 그랬을까
산행출발 1시간 20분
마법의 성으로 오르는 구간
언뜻 봐도 낙엽과 돌들이 뒤섞여 있어서
하늘보지 말고 발밑을 보며 걸어야겠다
마법의 성 구간의 명품 소나무
바위구간에 올라서 잠시 숨을 돌려본다
출발한 지 1시간 30분 만에 조망구간을 내어주는 인심 좋은 산행날이다
날이 맑으면 멀리 이화령-조령산-신선암봉,
그 너머 월악산 방면의 풍경이 조망되는 곳인데
서둘러 진행하는 친구들을 따라잡느라 조망할 틈이 없다
명품 소나무 아래서 폼내고 사진 찍을 새도 없이 발길을 재촉한다
마법의 성에서
드디어 오늘의 두 목적지
앞에 보이는 마분봉과 그 뒤에 작게 보이는 악휘봉이 조망된다
소나무가 많은 산이다
그래서 단풍색이 많지 않다
소나무가 집단으로 자생하는 산은 암릉산일 경우가 많다
또 왼쪽으로 고개 돌리니
희끗한 희양봉과 오른 꼭 구왕봉이 마루금을 자랑한다
희양산 너머에는 일반인이 절대 들어가지 못하고
석탄일만 입장할 수 있는 봉암사가 있다
봉암사가 차지하고 넓은 사유지 때문에
산행은 은티마을이나 입석마을에서 시작된다
희양봉에서 악휘봉 뒤편으로 경상북도
앞쪽으로는 충청북도로 나누어지는 지역경계이기도 하다
높지도 깊지도 않은 산골에도
약육강식의 흔적이 있다
완연한 가을색
낮은 하늘 때문에 더 차분해지는 날씨
중북내륙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것이 보이고
정면에 대미산과 망대봉
그리고 오른쪽으로 월악산 그 앞쪽으로 신선봉이 보인다
아... 저산은 또 언제 간담...
기억난김에 가야 하는데
앞에 마분봉을 두고
오른쪽 쪼끔 보이는 악휘봉이 왼쪽 은티재 쪽으로 고도를 낮추고 있다
가운데가 824봉
저 산줄기를 보니
입석마을-덕가산-대슬랩-악휘봉-은티재로 하산하는 구간도 추천할만하다
첫 번째 밧줄 하산구간
뭐 이 정도야 쉽죠
낙엽과 잔돌 때문에 미끄러지지 말라고 묶어둔 밧줄구간
서로서로 잡아주고 안아주고
땀 좀 빼고
팔힘 있는 대로 다 쓰고
그래도 대슬랩구간이 아니라 다행이다
산행한 지 2시간여 흘렀지만
한 사람씩 차례차례 내려오느라 진행이 더디다
오늘 산행길은 파란만장한 인생길 같다
작은 실수를 용납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써야 한다
앗... 사진이 춤을 췄나
술도 안 먹었는데 비틀거렸다
마음이야 늘 바르게 걸었다고 생각하지만
돌아서보니 휘청거리고 딴 데로 가끔 새면서 살아왔다
마법의 성을 지나오느라 신이 들렸나
가장 난코스의 집합지 마법의 성을 끝냈다
왜 '마법의 성'
바위 노출이 심해서?
너무 험한 코스를 내려오느라
오장육부에 숨어 있던 욕까지 노출이 되어서?
마법의 성 끝
근데 어찌하여 마법의 성인지
이름 말고 설명도 부탁합니다
난 '파란만장 성'이라 칭한다
산행초입 마법의 성 쪽으로 올라오는 길을 잘못 찾고 계곡으로 잘못 들게 되면
이곳으로 올라오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이제 마법의 성도 지났으니
마법을 풀고 제정신으로 마분봉의 말똥을 찾아서 출발
줄이 두 줄 세 줄인 곳이 있어서
오히려 발에 걸리기도 한다
칼날 같은 바위를 타고....
이 바위를 건너갈 때에는 작두 타는 기분이다
마법의 성은 끝났는데
이곳에 작두 같은 칼날바위에서 춤이라도 출까 보다
산행시작한 지 2시간 20 분지 났는데
밧줄놀이 하느라
힘과 정신을 과다 사용했나 보다
세네 시간쯤 산행한 것 같다
오늘 가야 할 두 개의 봉우리 중 1개도 정복 못하고
이곳에서 식사할만한 터가 있어서 옹기종기 산상의 식사를 한다
은티마을에서 4KM 지점에 있다는 마분봉을 향하여 다시 출발이다
왼쪽은 정식 등산로
오른쪽은 바위가 좋은 사람들을 위한 비등로
산에 오면 별게 다 그림이다
희끄무레한 날
꺼칠꺼칠한 육신으로 손짓하는 소나무 사이로 풍경한컷 잡아보고...
노사연의 노래처럼
이소나무도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다
바위 타고 오르느라
점심 먹은 것 다 소화되겠다
끝나지 않는 밧줄기행
드디어 마분봉 바로 아래
기암절벽의 풍경 앞이다
저 뒷편 작은 봉우리 악휘봉이 우릴 기다리다 지쳤다고 한다
마분봉의 명물 UFO 바위
UFO가장 가깝게 찍으려고 이리저리 방향을 잡아 보았다
요거 타고 마분봉으로 날아갔으면 좋겠다
오늘 우리를 진두 지휘하는 UFO 선장님
기분 좋은 표정인 것 보니 우주선 마력이 좋은 것 같습니다
다음엔 우리도 태워주세요
신나게 지구여행 하고 싶습니다
마분봉으로 올라가는 난코스
밧줄을 어쩌면 이렇게 복잡하게 설치했는지
저 줄에 걸려서 도로 넘어질뻔했다
이젠 이 정도 밧줄은 아무것도 아니다
유격대원처럼 언제 끝이 날줄도 모르는 험지를
묵묵히 따라가고 있다
저 넘어... 악휘봉
언제 내 곁에 올 거니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바위구간 때문에
예정시간보다 산행은 길어진다
힘들 때마다
기쁨조가 되는 풍경
시루봉-희양산-구왕봉 능선
사실 저구 간은 오늘 이 구간보다 더 힘들다
알고 나면 가까이하기 싫은 구간...
사람도 그럴 때가 있기도 하다
드디어 마분봉 정상
산의 기세보다는 왜소한 정상석
잡목 때문에 주변경관을 내어주지 않는다
이산은 바위 타는 즐거움으로 산행해야겠다
776m의 산을 오르는데 1000m 높이의 산을 오르는 것보다 더 큰 힘을 쏟았다
덥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
산은 정상 인증사진을 찍어야 제맛이지
모두 발길을 멈추고 작은 정상석 앞에서 폼을 잡아 본다
마분봉(馬糞峰·776m)
괴산(槐山)은 ‘홰나무 괴(槐)’ 자를 쓰지만,
산꾼들은 괴산을 ‘괴이하게 생긴 바위가 많은 산’으로 먼저 떠올린다.
그만큼 괴산은 칼날을 세운 듯 삐죽삐죽한 바위산이 수두룩 빽빽해 산의 고장이라 부른다.
알려진 산만 무려 35개다. 마분봉도 그중 한 곳이다.
마분봉 산행을 하면 세 번 놀란다고 한다.
괴산의 혈통을 이어받은 마분봉은 바깥에서 보면 바위가 전혀 안 보이는 수더분한 산세에 일단 실망한다.
그러다 능선에 올라서면 공룡 등뼈 같은 옹골찬 산세에 혀를 내두르고,
기암괴석에 뿌리내린 노송과 시원스럽게 펼쳐지는 조망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마분봉은 정상 주위로 둥글둥글한 바위가 많은 데다 둥글한 정상이 말똥을 닮은 데서 유래한다.
그냥 봐서는 전혀 바위구간이 없을 것 같은 산봉우리들
셀 수 없이 많은 바위구간을 숨기고 있다
악휘봉까지는 또 얼마나 많은 발톱을 내밀지
여기까지 왔는데 그래도 다 갈 수 있다
은티마을로 내려서고 있는 마분봉 지능선
힘들 때마다 시원하게 내어주는 산능선들
저 아래 은티마을이 살짝 보이고
멀리에는 주흘산 조령산 월악산등....
요건 또 무슨 바위지
가칭 비행접시바위
바위 타는 것 때문에
대기시간이 생길 때마다
무엇이든 찍어본다
생과 사의 풍경
그 여백 속에서 악휘봉을 향하는 내가 서있다
산 너머 산
바위 너머 바위
난 오늘 아무 생각 없이 멍청하게 산을 가는 느낌이다
무심코 오르고 무심코 내려가고
몇 개를 어떻게 넘었는지 기억에도 없다
엄마가 가자는 데로 바보처럼 따라가는 아이 같다
두 개의 발이 덤엔 더머
774봉을 오르며...
삼 형제 바위옆을 지나간다
건장한 남자 셋이 악휘봉을 지키는 것 같다
입석재
힘든 산행을 그만하고 하산을 할 것인가
배낭을 여기 두고 악휘봉을 다녀올 것인가
악휘봉까지 대략 1km 정도의 거리다
험지라 왕복 1시간 이상 소요된다
이 예정시간보다 많이 지체되었기 때문에 많은 갈등을 했다...
가다가 뒤돌아섰다가 다시 악휘봉까지 가는.... 갈등의 연속
꿸 관 바위
꿸관가 한자로는 '貫'
닮지는 않았는데 누군가 그렇게 작명을 해서 산꾼들끼리 통한다
그나저나 이렇게 힘든 산행 중에 누가 저렇게 돌을 얹어둘 여유를 가졌을까
돌만 보면 뭔가 해야 하는 우리 민족 '돌탑 민족'
824봉 앞에서
조금씩 가까워지는 악휘봉
바로 앞까지 다가선 악휘봉
빨간 동그라미 친 곳이 악휘봉의 명물 입석이다
그리고 그 뒤로 시루봉과 덕가산이 입석마을로 발을 뻗고 있다
잊었다가도 와보니 기억나는 능선
삼각점
이정표가 없어서
돌아올 때를 대비해 길을 외우기 위해 찍었다
악휘봉 바로 아래 입석, 높이 4m
이 바위 때문에 입석마을의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오른쪽으로 오늘 걸었던 마분봉 능선이 이어져 있다
근사한 곳은 원래 여러 번 찍는 거다
잘생긴 사람에게도 여러 번 찍어주듯이 말이다
나에게 찜 당한 거대한 바위
며칠 전 태항산에서 100미터짜리 돌기둥(천주)을 보고 왔음에도
어느새 새 돌기둥에 마음을 둔다
입석과 마분봉 능선을 넣어서
여기도 돌탑 틈새시장 같다
구석구석 얹어 놓은 돌조형물
이제야 곱게 물드는 진달래잎사귀들
입석마을을 내려다보며 내년봄을 기다린다
가운데 지능선을 두고 오른쪽은 은티마을, 왼쪽은 입석마을이다
5시간 이상 걸려서 악휘봉 정상에 섰다
밧줄구간이 많아서 하나씩 내려서느라 시간이 더 소요되었다
중간에 돌아설까도 했지만
꾸역꾸역 가장 후미에 도착했다
정상에 서니 낯익은 봉우리들이 고개를 든다
그래도 가장 가까이 있는 희양봉이 반갑다
악휘봉 845M
악휘봉은 괴산군 연풍면과 칠성면 쌍곡리의 경계에 위치한 높이 845m의 산으로
백두대간의 본줄기에서 한 발짝 벗어나 있는 절경의 산이다.
제1봉부터 제5봉까지 5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서 있으며, 제4봉이 주봉(主峰)이다.
악휘봉 정상 부근은 온통 기암괴석과 노송, 고사목으로 이루어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하며
바위의 모양과 기묘한 형상이 아름답다.
제3봉과 제4봉 사이의 벼랑 위에는 4m 높이의 입석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속리산국립공원 관할지역이며, 현재 비법정등산로로 지정되어 등산이 불가능하다.
오른쪽 월악산 능선이 훤하게 보인다
조령산 주흘산 신선암봉 능선
먼저 도착했던 산우들이 휘리릭 내려가는 바람에
어렵게 도착한 악휘봉의 풍경을 감상할 새도 없이
다시 내려가야 한다
동지를 한 달 남겨둔 시점 어느새 오후 3시를 넘어간다
산중의 시계는 빨리 어두워 오기 때문에 감상에 젖을 일이 아니다
낙엽에 미끄러질세라
조심을 하면서도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긴다
하산길 조망터에서 마분봉 능선을 한번 보고는....
하산길은 입석재까지 순식간에 도착했다
배낭을 이곳에 두고 2시 27분 악휘봉으로 출발
3시 44분 입석재 도착
왕복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었다
의자에 새겨둔 이정표
은티마을 까지는 2KM다
큰 무리만 없다면 1시간이면 마무리할 것 같다
이정표가 거의 없는 산중에
그래도 쉬어갈 의자가 있어서 다행이다
발등을 덮은 낙엽과 사이로 숨어 있는 돌들 때문에 하산길이 조심스럽다
요럴 때 스틱은 필요조건이다
떡바위
떡처럼 잘라두어서 떡바위일까
잠시 경사가 있는 듯한 길이지만
어려운 하산길을 아니다
잠깐의 급경사를 내려와 느슨한 산길이 이어진다
드디어 마분봉으로 올라갔던 갈림길이 나오고
입석마을 상수원보호구역 계곡을 따라 하산이다
해 질 녘의 억새밭
좁은 오솔길을 빠져나와 아침에 만났던 마을길을 만났다
은티마을 농가 풍경
원점회귀
은티마을 보호수 당소나무까지 오면 오늘의 산행은 마무리다
흐린 날의 5시경
시골마을의 을씨년스러움을 저 노송이 가득 채우고 있어
은티마을은 해가 져도 발걸음이 급하지 않다
오늘 산행을 하면서 파란만장한 인생길을 잠시 생각했었는데
산행길이 아무리 힘들어도 인생길보다는 수월하다
도와주는 벗도 있고 가다가 돌아서도 된다
온몸의 긴장으로 생존의 벽을 넘듯 산맥을 타 넘었다
산을 넘고 돌아서는 길
어느새 길은 머리에서 하얗게 지워지고
하루종일 고생한 육신에게 위안의 말을 건네는 것도 잊었다
자신에게 무심한 육신은 길게 누워서 바보같이 잠들고 싶은 시간이다
산을 알고 나서
일생에 저질러 놓은 파란만장한 산길
산은 곧 마법의 길이요 마법의 둥지이다
20241117 by 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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