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20251108.토. 문경 봉명산

kyeong~ 2025. 11. 9. 19:35

 

문경의 봉명산에 가자는데 생소한 산이다

문경에는 대야산, 주흘산, 희양산, 황장산.... 그리고 문경새재등 유명산이 즐비한데

봉명산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곳이다

이산 저산 아는 게 산이름뿐인데 봉명산도 내 인생에 추가해 보자

인터넷을 잠시 검색했더니 문경시내에 위치한 산으로

2023년에 출렁다리를 설치해서 관광객 유치에 한몫하고 있단다

지금은 짙을 대로 짙은 가을 

붉디 붉은색으로 채색된 계절,

어느 산을 걷더라도

인생의 황금기를 걷는 것처럼 기분 좋고 신바람 날 것 같다

11월은  단풍구경하느라 시간 쪼개기가 지갑의 몇 푼 안 되는 지폐 쪼개어 쓰는 것처럼 바쁘다

낙엽이 뒹군다

젊어서 못다 한 것이 많을지라도

생을 다한 잎에도 마음을 주는 절절한 시간

이번 봉명산에서는 어떤 풍경과 생각을 나눌지 기대를 하며 길을 나선다

 

 






늦가을/ 梁該憬
 
잎이 다 떨어지네
바람이 와서 붉은 것들을 데려가네
가지마다 한두 잎씩만 두고 다 데려가네
바람은 나뭇잎들의 저승사자
일 년도 못 채운 삶을 데려간다
지킬 것 없는 참나무는
온몸에 골이 깊어가고
바람이 간 곳을 향해 가죽만 남은 손을 흔든다
그러다 체념을 하며
그림자에 기대어 침묵한다
바람을 따라간 잎들은 길을 잃은 것인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곤히 잠든 참나무가 내 발소리를 못 들으면 어떡하지
침묵에 갇혀있는 내 모습 같아
참나무를 잊기로 했다
마른 나뭇가지를 올려다보지 않기로 했다
길을 잃은 그가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아서.

 
20251108.봉명산

문경 봉명산 (鳳鳴山) 692.1m

  • 산행일자:2025.11.08. 토 /날씨 흐림
  • 산행시간:11:00~13:30(식사시간 포함)
  • 산행거리:8.4km
  • 산행코스:온천교-관산정-출렁다리-석화산-마고산성-데크전망대-420봉-고요 2리 갈림길-목재계단-전망대-봉명산정상(원점회귀)

 

 

온천교에서 산행 시작

주소:  경북 문경시 문경읍 하리 419

 

문경온천 조형물 RE:BOUND 

'문경 온천의 숨결이 다시 튀어 오르다'

전체적인 형태는 맑은 물방울이 다시 튀어 오르는 모습과 흐르는 온천수의 선형을 형상화한 것으로

물방울이 튀어 오르며 여러 갈래로 퍼지는 형태는 문경온천지구의 재도약으로

지역이 다시 한번 북적이며 활성화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조형 왼쪽의 건물은

백종원 음식연구소인  '더본 외식산업개발원 문경센터'다

 

  • 화장실:2칸짜리, 관광버스를 수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 주차장: 신북천 강변주차장 이용( ☆신북천+초곡천=조령천)

 

봉명산까지 왕복 8.4km /4시간 소요

산행지도가 선명하지 않아서 등로 사정을 알 수 없지만

소요시간으로 봐서 무난한 산임을 알 수 있다

 

 

우와~~

주말이라서 그런가 

오전부터 관광객이 계단을 가득 메운다

아무리 걸음이 빨라도 소용이 없다

산행초반부터 가파른 계단이다

출렁다리까지 오르는 길은 멀지 않지만 숨이 차도록 제법 가파른 오르막 계단이다. 

 

 

계단을 따라 대략 10분쯤 오르면 

쉬어갈 수 있는 정자 '관산정(觀山亭) '이다

우리나라 정자는 어디를 가나 팔각정 모양이 똑같다

같은 회사에서 납품하는 건가????..

 

 

관산정에서 바라본 문경시내

문경읍 시가지 너머로 우뚝 솟아 보이는 주흘산(主屹山)

주흘산은 조령천을 사이에 두고 조령산(1,017m)과 마주 보며

북쪽으로 포암산(962m)·신선봉(967m)·대미산(1,115m) 등과 함께 충청북도와 경상북도의 경계를 이루고 있다

 

왼쪽 뒤편 희미한 산은 조령산

왼쪽에 끝만 조금 보이는 산은 '잣밭산'

이름만으로는 잣이 많이 나는 산 같다

 

 

관산정을 지나 평탄한 길을 따라 출렁다리로 향한다

초반 계단이 힘들지만 그 후로는 동네 오솔길 같은 정다운 길

옆에 가는 사람 누구라도 마주치면 수다를 새들처럼 쏟아내고 싶은 길이다

 

 

오호 또 계단이네

이 계단만 오르면 봉명산 출렁다리다

그냥 올라도 될 것 같은 길인데

산과 산의 키높이를 맞추고 출렁다리를 놓느라 

계단을 만들었다

 

 

 

 

초입부터 출렁다리까지  410m

약 15분이면 도착하는 출렁다리

저 망루 계단을 따라 4층까지 올라야 출렁다리를 건널 수 있다

 

2023 12 20일에 개통된 봉명산 출렁다리

 1.5m, 길이 160m, 땅에서 25m 높이로 아름답고 아찔한 조망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보행 현수교로 스틸그레이팅 바닥재와 유리바닥으로 이루어진 점이 특징이라 한다

 

건너편 산은 석화산 274m이다

석화산 출렁다리라고 해야 맞지만

별 특징이 없는 산이다 보니

같은 능선의 좀 더 높은 봉명산 출렁다리라고 한 것 같다

 

 

출렁다리 망루에서 바라본 풍경

문경시내를 불철주야 바라보고 있는 주흘산(主屹山)

왼쪽이 관봉이고 오른쪽이  주봉인데  영봉은 여기서 보이지 않는다

주흘(主屹)은 주인 主와  산 우뚝 솟을 屹로, 우뚝 솟아 주인이 되는 산이라는 뜻인데

예로부터 나라의 기둥이 되는 큰 산으로

매년 조정에서 향과 축문을 내려 제사를 올리던 신령스러운 영산(靈山)으로 받들여 온 산이다

 

 

건너온 출렁다리

교각 위의 정자형 망루건물이 독특하다

사람들이 제법 많이 올라왔다.

저마다 휴대폰 카메라로 인증사진을 남기느라 바쁘다

갈 곳이 있고 즐겁게 웃고 떠들 수 있어서 행복할 것이다.

중부내륙 고속도로 위로

백화산-황학산으로 이어지는 산능선이 가깝게 느껴지고

그 앞에 잣밭산이 출렁다리 망루에 가려져 있다

 

 

문경의 가장 핫플레이서 출렁다리를 건너고 

이곳에서 3.4km 거리의 봉명산으로 부지런히 발길을 옮긴다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표지석 없는 석화산으로 향했다

11월이지만 찬바람이 없는 날씨

11월이라는 계절감각으로 입고 온 옷이 더워서

겉옷을 벗고 걷는데도 등에서 땀이 난다

 

 

출렁다리 건너

곧바로 만나게 되는 석화산(石花山,274m) 정상

 

돌이 많아서, 또는 그러한 바위가

멀리서 보면 마치 꽃처럼 보인다고

불려지는 이름이다.

 

석화산은 다음 지도와 오룩스지도에도 등재되어 있는 산이고

석화산을 안내하는 이정목도 있었다

그렇다면 지나온 출렁다리를  '봉명산 출렁다리'가 아닌  '석화산 출렁다리'라고 해야 하는데

석화산 자체가 별다른 특징 없는 조그만 산이다 보니 봉명산에 그 이름을 뺏기고 말았다

 

 

가을 수채화에 

내가 풍경으로 서있다

고즈넉한 육산길

이런 길은 설렁설렁 낙엽이 뒹구는 만치 걸어야 하는데

주워진 시간이 넉넉지 않음이 아쉽다

 

지금껏 급하게 살아왔으니

마음턱 놓고 세월아 내월아 걷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인제대학 갈림길 이정표

방향을 가리키던 팔이 땅에 떨어져 있네

사계절 힘든데 푹 쉬거라

 

불필요한 출렁다리(순전히 내 생각)를  놓느라 돈 쓰지 말고

이런 표지판 좀 잘 보살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고산성 올라가는 길

이것은 돌계단이 아니라 마고산성 성벽 위를 걷고 있는 것이다

 

 

입구에서 여기까지 약 25분이면 도착하는 '마고산성 터'

 

마고산성麻姑山城은

문경읍과 신라의 고개인 하늘재(525m)로 가는 길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옛날 하늘의 마고할미가 치마폭에 돌을 담아와 쌓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가파른 북쪽 절벽을 기대 동·서·남으로 이어진 산성이지만 인근의 고모산성姑母山城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아

지금은 허물어진, 말 그대로 황성옛터다.

<증보문헌 비고>와 <신 증동국여지승람>에 각각 요성堯城·聊城이라 하였고

문경새재 하늘재(계립령), 이화령으로 가는 길목을 지키기 위해 삼국시대에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고와 고모가 내기를 했다.

마고는 문경읍 마원리, 고모는 마성면 신현리에서 산성을 쌓게 되었다.

하룻밤 사이 궁금해서 마고가 눈여겨보다 고모에게 졌다고 한다.

마고산성麻姑山城 길이가 약 750m, 높이가 2~4m인 석성으로

삼국시대 때 산성으로 추정하고 있다

 

 

 

 마고산(麻姑山,266.5m) 정상

다음이나 네이버 지도에는 나오지 않는 산이지만

오룩스지도에는 나오고

삼국시대의 산성인 마고산성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산으로 보아도 되겠다

 

 

마고산성을 지나 봉명산으로 가는 길

여기서부터는 사람의 때가 덜 탄 오지의 숲길 같다

바람이 지나지 아늑한 곳인지 가을이 아직 오지 않은 듯한

초록초록한 숲을 품고 있다

출렁다리까지 왔던 수많은 사람들을 덜어내고 

이제부터 조용히 사색을 하며 걸어도 된다

 

 

아늑한 숲 속에서 가을을 바라본다

봉우리마다 가을을 흠뻑 담고 손짓한다

 

 

문경의 들녘에는 가을걷이가 끝났다 

물든 가을산과 추수가 끝난 들판의 풍경

이런 모습을 보고 '가을가을하다'

화려하진 않아도 눅눅한 가을색이 사람의 시선을 한동안 머물게 한다

 

오른쪽으로 삐죽 솟은 봉우리가 수리봉-성주봉- 운달산이다

저 멀리 뒤편으로 희미하게 숨어 있는 듯한 대미산이 보인다

 

 

마고산성에서 바라본 풍경

412(실제 420m) 봉과 뒤편 두리뭉실한 봉명산이다

얼마나 봉황이 울었길래 봉명산이라 했을까

 

 

낙엽이 지천인 길을 따라 잠시 내려간다

호흡을 충전하고 다리에 쉼을 가져오는 시간

입구에 많던 사람들은 거기에서 멈추었나 보다

산이 깊어 갈수록 호젓해진다

우리 일행만 산속을 걷는 듯하다 

 

 

마고산성을 지키던 군사들이 오르내렸던 산성고개로 내려섰다가

다시 계단을 따라 치고 오른다

412(실제 420m)봉으로 다시 오르기 시작

 

 

계단을 다 올라서면 왼쪽으로 데크 전망대가 나온다

제1전망대에서 주흘산의 위용을 다시금 맛본다

뒤편으로 암릉 자랑하는 조령산이  늘어서 있고

그 끝으로 신선암봉이 조금 보인다

기막힌 풍경을 자랑하는 곳인데

날씨가 흐려서 풍경을 제대로 맛보지 못해 아쉽다

 

이산을 처음 걷기는 하지만 봉명산 자체의 모습보다

주변 풍경을 바라보기 위해 걷는 산이다.

 

 

12시쯤 출출한 배를 채우려

숲길에 둘러앉아 도란도란 식사를 하고 다시 숲길을 걷기 시작한다

 

한해를 살아오느라 바빴던 육신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밟을 때마다 사그락거리는 낙엽들의 숨소리를 들으며

휴식을 취하는 것도 보약 같은 시간이 되겠다

 

 

멀리서 보면 밋밋한 능선일지 몰라도

오르락내리락 산굽이가 있다

누군가 돌탑을 만들고 '324봉'으로 써놓았는데 420봉으로 보인다

이산은 올망졸망 오르고 내리느라 봉우리가 있긴 한데

표지석이나 이정표가 없다

고요 2리 갈림길에서 제대로 된 이정표를 만난다

 

 

문경 시내에 위치한 봉명산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이산을 운동삼아 오르내리리라

이 길을 자주 걷다 보면 마음의 평안이 저절로 찾아들겠다

여럿이 걸으면 나뭇잎처럼 마음이 가벼울 것이요

혼자서 걸으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땅이 따라오는 것 같겠다

더러는 땅기운을 얻어 무너질 듯 힘든 여정에도 버팀목처럼 땅의 기운에 기대어 걷기도 한다

 

 

고요 2리 갈림길

봉명산과 420봉 안부이다

여기서부터는 이정표가 새 걸로 바뀌었다

출렁다리가 있던 석화산에서 2.1km 이동

점심시간포함 1시간 25분쯤 소요했다

 

산인가 싶을 정도로 편안한 길이 잠시 이어진다

 바람이 잔다. 마을 이름대로 숲 속은 고요하다. 

 

 

휘파람이 저절로 나오는 휴식의 길

갈참나무 길에서 소나무 군락지로 바뀌는 구간이다

소나무 아래에는 노란 생강나무 잎이 지천인 길

팔랑거리는 노란 잎을 보며 노래도 흥얼거려 본다

 

 

삼거리 

봉명산을 올랐다가 다시 내려와서 

왔던 길로 오르락내리락 원점회귀 해도 되고

이정표에는 없지만 오른쪽 마산3리 방향으로 쉬운 길을 택해도 된다

봉명산 초행길이라 우리 일행은 오르락내리락 왔던 길 그대로 하산했다

 

 

목재 계단길 위의 낙엽이 이쁘고요....

이 길 위에 눈이 푹푹 쌓이고 

바람이 휘익 지나가고

수없이 많은 세월이 이어질 것이다

세상은 모두 흘러갈 뿐이다

 

 

돌계단위의 낙엽도 이쁘고요

침목같이 튼튼한 나무 계단 길과 돌계단을 오르는데 쓰러져 있는 나무숲이 보인다

바람에 시달려 산전수전 다 겪은 듯 더 이상 크지 못하고 주저앉은 신갈나무,

저렇게 몇 백 년을 살 것이다.

바람 소리 들어가며 몇백 년을 살 것이다

 

 

생강나무 군락지 

은행나무 단풍나무만 이쁜 줄 알았더니

이 동네는 생강나무 가을잔치가 열렸다

잔치 열리는 줄 모르고 빈손으로 왔는데

갈 때에는 선물 받은 황홀감이 바리바리 한 짐이다

 

 

 

정상을 앞두고 

길고 긴 데크 계단이 나오는데 3구간으로 나뉘어 있다

284 계단, 74 계단, 48 계단으로 총 406 계단이다 

이왕 산에 오르는 거 땀 좀 흘려보자고 신나게 오른다

이쯤이야 다리 근력에도 훌륭한 보탬이 이리라

 

 

힘차게 오른 자에게 보상이라도 하는 듯 2번째 목재 전망대를 만난다

 

 

흐릿한 날씨지만 

스틱과 배낭을 내려놓고....

주변 산좀 살펴보자

확 트인 문경읍의 풍경, 앞에는 이 고장의 진산 주흘산이 우뚝 서서 내려다본다.

문경을 지키는 요새(성채 城砦)를 닮았다.

흘립屹立한 주흘산, 조령산, 백화산, 희양산, 문경새재에서 가을바람이 불어온다

그야말로 온 세상 산바람을 두루 섞어 불어온다

 

 

왼쪽 뒤편 조령산과 신선암봉

그 앞에 주흘산의 관봉-주봉

그리고, 맨 오른쪽에 조금 보이는 저 산은 운달산(雲達山) 성주봉(聖主峰)이다

오른쪽 뒤편으로 대미산이다

가운데 주흘산 그 뒤편으로 포암산과 만수봉이다

 

 

왼쪽부터, 중부내륙고속도로의 문경 2 터널 쪽의 옥녀봉-백화산-황확산

왼쪽 뒤편 속리산천왕봉과 청화산이 아주 흐릿하게 조망된다

 

 

정상이 가까워 오니 

나뭇잎을 제법 벗어버린 나무가 많다

문득 우리네 삶도 나이의 고도가 높아질수록 벗어던질 것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기대도, 욕심도, 사랑도....

그냥 묵묵히 살아내는 것이리라 

 

 

오늘따라 낙엽이 왜 이렇게 좋은지

기어코 무릎을 땅에 대고 엎드려 낙엽 인포커싱을 해봤다

세상 누구에게 정성을 다해 엎드려 본 적이 있었는지

자연의 귀함이 저 낙엽처럼 몇 겹으로 일어난다

 

 

드디어 정상

11시 출발 13시 30분 도착이다

식사시간 포함했으니 양호한 도착이다

 

 

정상에는  옛날 느낌이 물씬 나는 정자가 있다

산우들이 정자에 올라가 있어 초상권 때문에 윗부분만 찍었다

정자에 올라 주변 경관을 바라보면 좋겠지만

올라오면서 본 경관처럼 탁 트이지는 않았다

 

 

봉명산(鳳鳴山) 정상석 주변에는 삼각점과 삼각점 안내판이 서있다

삼각점(문경 305)

표고: 692.1140m

 

 보통 정상에 서면

물 한 모금 마시고 

아니면 간식거리라도 꺼내어 요기를 하지만

산행하기 좋은 날씨라서 물 마실 생각도 않고

요기도 잊었다

쭈우욱 잡목 틈새로 주변을 둘러보고는 하산을 서두른다

힘들지 않고 온 길이라 숨 돌릴 일도 없다는 듯 발길을 돌린다

 

 

봉명산鳳鳴山(해발 697m)은

경상북도 문경시 문경읍·마성면에 있는 산,

봉황이 울었대서 붙여진 이름으로 주흘산과 마주 보고 있다.

산업화 시대 이 일대에 석탄, 흑연이 전국 생산량의 10%를 차지하던 봉명광업소가 있었다.

등산로 입구 절벽 위의 봉명산 출렁다리는 탐방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면 백두대간 능선, 주흘산, 문경읍, 산마을, 조령천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문경온천 조형물에서 출렁다리, 마고산성, 봉명산 정상을 거쳐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데

대략 8.2km, 4시간 안팎 걸린다.

 

 

정상에서의 풍경

대미산-황장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

잘 보이지 않는 오늘 날씨가 원망스럽다

 

 

정상에서의 풍경

충주 수안보의 포암산(布岩山. 961.7m)

 

오늘 정상에서의 시야만큼이나

이산 저산이 흐릿해져 간다

자꾸 게을러져 낮은 산, 편한 산을 찾게 된다

이러다 산이름마저 잊고 말겠다

 

 

정상에서 잘 보이지 않은 뷰를 아쉬워하며 

오던 길을 그대로 하산한다

올라올 때보다 더 화려한 가을잔치를 하고 있다

한없이 노란 봉명산의 가을풍경이 이뻐서

함께 가던 산우를 불러 세워 사진에 담았다

눈으로 보고 온 가을이 사진에는 늘 못 미친다

 

 

이런 풍경 앞에서는 갈길이 아무리 급해도 

빨리 가는 것은 반칙이다

좋다! 좋다!

이쁘다! 이쁘다! 

연신 감탄사를 뿌리며 깊어가는 문경의 가을을 만끽했다

 

이 계단을 모두 내려간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하산을 하면 더 수월하겠지만

왔던 길 그대로 하산하며 가을 속에 더 오래 머물며 하산한다

 

 

420봉의 가을도 다시 보고...

여기서 잠시 산우의 배낭에 남겨둔 가을복숭아도 맛보고

 

 

정상도 올랐고

가을의 절정을 걷고 나니 세상 부러운 것이 없다

이만한 가을 풍경을 어디서 맛보랴

붉어야만 가을이 아니고 

세상에 가장 아름다운 빛으로 치장한 이 가을 숲이 올가을의 베스트 어브 베스트 뷰이다

 

 

봉명산 갔던 길 그대로 하산하면서

갈 때 보았던 주흘산 압도하는 풍경을 원 없이 바라본다

가을 들판과 지방도시와 1000 고지 넘는 산과의 조화를 한 폭의 그림으로 건네준다

 

 

저녁 무렵에는

관광객으로 가득하던 정자도 어느새 조용하고

 

 

긴 목재계단을 내려서며.... 오늘의 산행 마무리를 짓는다

 

 

온천교 로터리에 위치한 공장 굴뚝같은 조형물을 벗어나

문경 맛집으로 향한다.

 

 

문경의 젖줄 신북천에는 물새들이 떠다닌다

강변을 따라 조성된 벚꽃나무에도 가을물이 진하게 들어 있다

 

 

신북천에 노을이 들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컴으로 노을색으로 치장을 해봤다

 

 

맛집 가는 길....

 

 

☆봉명산 후식으로 신북천변 벚꽃 가로수 풍경

컴의 힘을 빌려

일몰배경의 출렁다리....

 

 

 

옛날 영양 돌솥 쌈밥

054-572-3833

주소 :문경시 문경읍 온천 8길 20

문경 약돌 돼지고기로 돌솥밥과 함께 꿀맛 같은 식사

산에서 각자 싸 온 도시락으로 산정 만찬을 즐기고

하산하여 지역 맛집에서 정신없이 배를 채우고 나니

살찔 걱정보다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 행복이다

 

 

식당옆 흰나팔꽃



출렁다리에 몰려있던 사람들 틈을 벗어나 호젓한 산길을 걸었다

땅을 보고 걷노라니 마치 땅이 따라오는 듯하다.

삶의 무게를 올려놓고 걷다 보면 땅의 기운이 올라오는 것을 느낀다

묵직한 땅기운이다.

땅기운이 스멀스멀 내게로 들어와 에너지를 만든다

처음이지만 알 것 같은 풍경 앞에 잠시 쉬어가기도 한다

보일 것 같은 바람의 숨결과 빈들녘이지만 풍요를 느끼는 가을이라는 시간과

하늘과 맞닿은 산봉우리에서 같은 리듬으로 호흡하는 자연의 숨결을 느낀다

 

걷는 일은 생각을 쌓아가는 일이며

사유 속에서 존재감을 일깨워 준다.

사유는 한계도 없고 눈에 보이는 행위는 아니다

그렇지만 뇌 속에 잠들어 있는 귀한 것들을 바깥으로 꺼내면 

나 자신과 타인이 바라볼 수 있는 능동적인 자산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잠을 설치고 먼 길을 달려와 산길을 걷는다.

올라가고 싶은 만큼 오르려 했는데

정상까지 오르는 동안 지루하지도 힘들지도 않았다

아마도 땅기운 전해준 사유의 힘인듯 하다.

 

2025.11.08  by 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