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 路

대이리-나무껍질 속에 잠드는 순한 벌레가 되고 싶다

kyeong~ 2009. 2. 13. 18:23

너와집에 사는 사람들

 

참나무 껍질 속에 집이 있다.

썩은 나무 냄새를 익히며 살아가는

순한 벌레들의 집이 있다

햇빛은 종일 기어서 들어왔다가 기어서 나갔고.

 

순한 벌레들은

장에 다녀올때도 구불구불 기어서 다녀 왔다.

눈이 사립담에 기대어 서는 날은

달팽이처럼 참나무 껍질을 등에 지고 잠을 잤다.

 

너와집에는  순한 사람들만 신을 벗는다

순한벌레처럼  썪은 냄새를 익히며

햇빛이 기어서 드나들던 문으로 들어서

달팽이처럼 등에 집을 얹는다.

 

梁該憬

 2009.1.4.대이리 너와집에서

 

 

 

대금굴, 5억3000만년을 자란 키

압축된 시간을 보고있습니다.

빛을 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하얀 벌레가 있었고

광이 나지 않은 동굴진주도 있었지요.

 

 

5억 3000만년 전을 이해하기 보다

벌레가 살아서 꿈틀거릴것 같은 굴피집을 보는것이 더 정이 갔다.

 

지금 내가 집을 짓고 지붕에 그림을 그린다면

이 결보다 더 섬세한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황금빛 장식물이 곱기는 하되

화려하지 않고

 

 도시의 담에 유리 파편을 꽂는것보다

더 오밀조밀하게 서있는 사립담

새들의 수다가 편하게 넘나들것같다.

 

빗줄기를 닮은 1년초들

햇빛을 향해 열심히 자란다면

비와 바람을 막을수 있는 힘이 되리

 

 

함께 주먹을 지고

한몸처럼 지낸다면....

 

 굴피집, 여기도  순한 벌레 한마리 겨울잠을 잘것 같다.

짧은 정오의 햇살에 기지개를 켜로 나올것도 같은 순간.

 

 뒷꼍에 비스듬히 매달려 있는 멍석들

먼지가 푸석푸석 매달려 있고

올이 묻혀질 것 같다.

 

 이쁘지도 않고 부드럽지도 않은 모양이지만

둥글한 모습에 발길이 머물고

 

 나그네를 위해 문을 열어 두었습니다.

잠시 편한마음으로 쉬어 가세요

 

 바람의 통로를 내고

뒷전으로 스치는 빛을 훔치고 싶다.

 

 모르겠다 무엇인지...

검색을 해서 알아보려 하지 않았다

더러는 모른것이 있는 체로 살아가고 싶어서.

 

 

부엌을 지키는 수호신처럼

물이 들었었는지

쌀이 들었었는지

난 그져 가난한 부자로 살았을 엄마를 생각했다.

 

왜 한짝의 신발을 남겨두었는지...

난 한짝의 마음으로 이들의 시간속을 걷고

 

 방치해두었던 어떤 마음이

너덜너덜 구멍이 난지도 모르고

난 당신을 향한 문을 여는데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3을 좋아했나보다

서말의 꿀이면 모든 인생이 보약처럼 달고 건강하였으리라.

 

 지난 세월속에서 어떤 껍질를 벗겨 내고 싶던가요?

오지를 지나는 거친 바람이면

다 씻어 낼지도 모르는데..

 

 

동토..2009년을 시작하는 계절은 참으로 얼어붙은 계절이다

이세상에 태어나서 경제의 한파를 두번째 건너가는 계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