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으로 가득한 바다를 돌아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
옥구공원 낙조대가 손짓을 했다
타박타박 걸어 올라 일몰의 시간으로 다가섰다
알고 있었다
회색의 노을이 바다속으로 잠기고 있으리라는 것을...
2009.5.4.옥구공원
낙조대를 오르는 길
정갈하게 단장된 꽃빛이 아름답다.
돌탑을 더듬는 담쟁이..
지금은 푸르디 푸르겠지만
내가 지극히도 만나기 싫어하는 가을이면
담쟁이 잎도 붉어 가고 있겠지..
내가 산을 오르는 이유가 있는 것처럼
담쟁이도 부지런히 노을을 만나러 가고 있다
날마다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는 돌탑
오늘은 박태기꽃에 취해서 꿈쩍을 않네
너무 밝지도
너무 어둡지도 않는 회색빛
회색빛은 오히려 도시를
참 포근히도 감싸안고 있었다.
숨기고 싶은 빛
꾹 참던 빛이 한귀퉁이에 쏟아지고 있었다.
회색이 좋다
회색이 참 좋다 하면서도
밝게 쏟아지는 빛에 눈이 간다.
밝게 쏟아지는 빛
참으려 해도
꾹 참으려 해도
어쩌지 못하고 쏟아지는 빛
내게도 있었으면 좋겠다.
바다가 되려고 한것은 아니지만
바닷물을 아주 조금 안고 있는곳에
빛은 내려 앉고 있었다
너에게 가려고 한것은 아니지만
너가 내게로 온다면
아주 운좋은 빛이 아닐런지...
눈앞에서 작은 눈으로 웃는 꽃들
무더기로 웃는 소리 때문에
잠시 회색노을 지는것을 잊을뻔했다.
우린 늘 간다
좀더 있어도 되겠지만
우린 늘 간다.
아까 올라간 길을 찾으려고도 않고
다른길이 있어서 무심코 그길을 갔다
무심코 간 그길....
꽃도 피고
꽃그늘도 웃고
너도 곱게 웃으며 걷는 길이여서 참좋은 시간
회색의 노을이 지는 날도
아름다워 미치겠다..
돌아오는 길이 꽃으로 웃는 길이였기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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