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만찬
며칠째 빌딩 옆을 타고 내려가는
저녁 햇빛을 봅니다
노출증에 걸린 햇빛의 일상이겠지만
바다가 맞닿을 곳 같은 하늘에
전신의 빛으로 장식한
그의 식탁 앞에 앉습니다
화려한 만찬을 두고
혼자이면서도 혼자인 줄 모르는
감탄 속으로 빠져 버렸습니다.
저녁 햇빛 같은 나이가 되어 갈수록
나의 언어와 행동들은 노출증에 걸려갑니다
무수하게 쏟아놓은 것들은
타인의 잡식성 먹잇감이 되어가고 있지만
너를 만나거나, 생각할 때마다
점점 붉어가는 속살로
그대가 뛰어들 바다를 향해 만찬을 차리고 있습니다.
梁該憬
2009.6.5.송도 노을을 보면서
빌딩을 타고 내리는 석양
화려한 만찬앞에 나도 모르게 멈추었습니다.
유리벽에 석양이 지고 있네요
투명한 것일수록
화려한 저녘을 맞이할수 있나봐요
자신을 들여다 봅니다
나는 얼마나 화려한 저녘일수 있을런지요
바다가 가까운 하늘가에
온몸의 빛을 풀어서 장식해 봅니다
삶의 저녘
나도 저런 빛깔을 풀어서
만찬을 차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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