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海

꽃지-외롭고 슬픈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지

kyeong~ 2009. 7. 8. 19:06

그 여자의 사랑에 대해서

 

 

멀리 작은 섬에서

토해내는 바다

우리가 흔히는 말하길

"지구는 살아있다."라고 말한다면

"지구의 피는 회색이다."

 

지구 깊숙이 부리를 넣었던

갈매기의 배설물이 회색인 것처럼

일몰과 일출

교차하는 모든 시간이

무채의 빛으로 오고 가는 땅

 

아까부터 가쁜 호흡으로 오는 섬

그렇지만 순환하지 못하고

서성거리는 수증기

회색빛 투망에 걸려

달아나지 못하는 그리움들

 

그대를 좋아하는 방식인 침묵을

거역하지 못하고

굳어버린 습관을 걷어내기 위해

찾아온 이곳은 회색지대

사랑에 대해서는 영원히 색맹이다.

 

 

梁該憬 

2009.6.28. 꽃지에서

 

 

 

바다를 토해내다가

어느새 할매가 된 섬

 

회색투망에 걸려있는 섬

그 섬을 바라보는 것들

각기 다른 눈빛으로...

 

할매바위 할배바위 바다를 토해내는 삶을 살았지만

결국 손을 잡지 못하고

갈매기만 날개짓만 멍하니 바라보고 ..

 

긴 생의 터널을 빠져 나왔는데

어디로 가야 할까..

모래꽃이 피고지는 이곳에서..

  

 그들만의 호수

회색하늘이 앉았다 가고

회색 갈매기가 앉았다 가네

  

행복한 둘

외로운 섬이 토해 낸 바다에

쓸려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어떤 사람이 말하길 사랑에 대해 꿈적하지 않는 사람을 "목석 같은 사람"이라고 했지

 둔하고 꿈쩍하지 않는 돌에도 푸른 삶을 거는 것이 있는데

 

푸른 삶을 등에 지고 가는 사이

숱한 생명이 기대어 살고

 

둘이 지만  따로따로

또 둘이지만 따로 따로

 

 

 

모래꽃이라도 피우고 싶은 걸까

모래 사이로 꽃대가 되기를 ...

 

겹겹이 토해내는 바다

홀로 오는 이를 위해

등대가 홀로 지키고.

 

 회색바다 앞에 선 그여자

어디로 가야하나

침묵에 갇힌체 떠날줄 모르고

 

 

 홀로 섬을 두고

각기 다른곳으로 가야하는 사람들

다음에는 붉은 바다를 토해내는 섬에서 만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