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海

강화-얼어붙은 산하, 이대로 시간이 멈춘다면

kyeong~ 2010. 1. 16. 15:37

 

파도 타는 철조망

 

강화로 가는 동안

바다와 길 사이로

철조망이 파도처럼 밀려가고 있었다

눈꽃은 요동도 없이 따라서 밀려가는 중이다

철조망을 따라 한동안 밀려갔다

들키지 않는 자세로 철조망을 굴리는 중이다

눈꽃을 털어 낼까봐

전화기가 울리지 않는 것이 다행이다

철조망을 굴리는 동안 눈꽃이 늘어났다

자석처럼 끌려오는 눈발들

순진한 색은 쉽게 끌려 오나보다

얼어붙어 있는 시간 속에서도.

 

梁該憬

2010.1.10.

 

 

  

  시작은

항상 정지된 시간으로 부터이다

온 산하가 얼어붙었는 계절

한해는 시작 되었다

 

氣를 모아

만물의 신에게 기도를 했다

세월이 흐를수록

얻고 싶은 것을 잊어가나보다

기가 충만하다는 마니산정상에서

잠시 무엇을 기도해야 할지 .

 

 참성단

수천개의 돌로 제단을 만들었다

氣라는 것은 하나로 된 것이 아니라

수천개의 힘이 모여 대단한 氣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어

얼어붙어 있다

얼어붙어 있는 시간에도

맞잡고 있는 저 아름다움!

 

 

순진한 색은

어디에 칠해져도 아름답다

나의 염색체 순도는?

 

  

가을이 정지한 시간

설부작이 된 나뭇잎한장

그때 가을에도

난 그대 마음속에 저렇게 굳어버렸지요. 아마 

 

 겨울이 왔을때도

눈꽃처럼

그대에게 빨려 들어

저렇게 꼼짝못하고 겨울을 났었지요. 아마

 

설화 만발한 이곳에서

오직 기억할 것은

그대 밖에 더 있을까요

그대 밖으로 벗어나 본적이 없을걸요. 아마도

 

 

마른 풀잎 한줄기가

황량한 내 가슴에

얼마나 많은 그림을 그리고 가는지

밤새 그리고 지우고

 

 

 

정지된 시간

갈곳 없는 시간

얼어붙은 추억

 

 

 

마니산기를 받고 내려왔지만

지는 해앞에 이렇게 서있습니다

홀로 서서 지는 해를 본적 있습니까?

세상이 아무리 순백으로 물들었다 해도

홀로 지는 해를 보고 있는 이시간

바다로 걸어가는 것 조차 잊어버리고 맙니다.

 

 

  닻따로 배따로

서로를 놓아주었지만

동토에 머물고 맙니다.

 

  

눈이 내려 길이 얼어 있습니다

그러나

정지된 추억때문에

오늘도 편지함을 열어봅니다

 

 

그와 내가 함께 피게했던 이꽃

그대로 여기에 머물러 있다는 것

기억하리라...기대하면서.

 

하늘 향하여

피어 오르던 그와의 꿈

몇번의 겨울이 지나간다 해도

 

 

그대와의 추억은

내안에 이렇게 정지되어 있습니다

 

날마다 함께이길

기도하면서 말입니다.

그대 멀리 있다하여도

내가 그대안에 정지되어 있는 것

맞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