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저녁 만찬

kyeong~ 2009. 6. 6. 00:41

 

 

저녁 만찬

 

 

며칠째 빌딩 옆을 타고 내려가는

저녁 햇빛을 봅니다

노출증에 걸린 햇빛의 일상이겠지만

바다가 맞닿을 곳 같은 하늘에

전신의 빛으로 장식한

그의 식탁 앞에서 저녁을 맞이합니다

화려한 만찬을 두고 

혼자이면서도 혼자인 줄 모르는

감탄 속으로 빠져 버렸습니다.

저녁 햇빛 같은 나이가 되어 갈수록

나의 언어와 행동들은 노출증에 걸려갑니다

무수하게 쏟아놓은 것들은

너의 잡식성 먹잇감이 되어가고 있지만

너를 만나거나, 생각할 때마다

점점 붉어가는 속살로

네가 뛰어들 바다를 향해 만찬으로 차리고 있습니다.

 

梁該憬

2009.6.5.송도 노을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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