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밤
제멋대로 걸을 수 있는 자유와
다듬어지지 않은 눈빛으로
마음 안에 수수께끼처럼 숨겨진 길을
풀어내고 싶은 밤이다
주변은 끝없는 바다
무슨 짓을 한다 하여도 모를
낭자한 어둠 안
핏속을 더듬고 다니는 영혼을 위하여
관습의 빗장을 풀었다
광활한 어둠 속에 맡겨진 체
갯벌 속으로 빨려드는 벌레
수축과 이완의 늪을 지나
깊은 갯골로 유인하기 위하여
숨어 있는 칼로리를 사용하였다
진흙 같은 부드러움에 뒤엉켜
죽을 것 같은 밤
그대의 보호색 속으로
달콤한 졸음을 뉘고 배설하는 나는
영원한 연체동물.
梁該憬
2009.8.18.
영흥대교 아래에서.
잠결에 다가선 불빛
히미하지만 내안에 들어선 불빛
눈에 선한 것이라도
더러는 복잡하게 뒤엉켜 엉망이 되는게
우리의 삶이지요
잠결에 스친것이라도
진하게 기억하는 것이 가끔은 있죠
이 다리위를 적어도 20번쯤은 오고 갔을 겁니다
불빛이 없는 시간에만 말이죠
어느날 무심코 길을 잘못 들었는데
고개를 들어보니 너무나 익숙한 곳이였죠
그시간엔 불빛이 어둠위에 둥둥 떠있드라구요
희미하게 다가서는 어선을
부록으로 지참하고 말입니다.
뇌리속에 파고 들었던
불빛과 교각의 강렬한 조화
아니올 수 없었죠
흘러가는 것도 아름답지만
머무는 것도 아름답습니다.
그대 내안에 머무는 배한척이 되어 주렵니까?
그대와 끊임없이 만나고 걸어갈
인연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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