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부도에서
무작정 찾아왔지만
파도에 묻혀버린 길 때문에
몇 번인가 뒤돌아서야 했던 섬
이제야 길이 열리네
막연히 건너가고 싶은 사람
간간이 너를 스치지만
소통로를 찾지 못하고
다시 한 번 너를 만나기를
기다려야 하는 그 사람
우연히 열린 길을 따라
잘 아는 것처럼 건너갔다
가슴뼈같이 단단한 바위에 앉아
흡혈귀처럼 태양을 마시는 섬
석고처럼 굳어져 가는 열꽃
나는 열꽃을 따는 사람이 되어
앉은뱅이처럼 바다에 앉아 있다
우연히 너에게 가는 길이 열리길 바라면서.
梁該憬
2009.5.3.
무엇이 그리워 기다리다가 그자리에 굳어 있는 걸까
그립다 그립다하는 것들이 많았나보네
굳어진 상들이 많은 것을 보니
어멈과 딸은 누굴 기다리나? 혹시 바다로간 아범이 계셧수?
둘이서 가는 모습은 뒷모습조차 아릅답다.저들은 그리운것이 없겠지?
너에게로 가는 길을 찾는 일이
모래속에서 황금비늘찾는것처럼 어려운 일이니?
이섬을 꼭 잡고서 떠나지 않으리
돌아서 울기도 했지
보고픔이 가슴밑을 영하로 끌어 내리는 날엔..
얼마나 그리웠길래 온통 열꽃받이 되었네
섬에서 혼자라는 것은 너무 지독해
멀리 날아가고 싶지만, 혹시 올지도 모르는 너때문에...
열꽃을 먹고사는 작은 생명들
그리움도 새끼를 치고 또 치고..
단단한 갈비뼈같은 돌 위에 앉아서
흡혈귀처럼 태양을 마셨지
열꽃진자리에 다시 또 피어나고
그리움은 끝이 없더라.
차라리 거센 파도가 밀려와 모두 묻어 버렸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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