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
신호등 앞에서 하늘을 봅니다
당신의 느긋한 마음에
기대어 있는 것처럼
벗어나기 싫은 하늘입니다
다리를 건너고
계단을 오르고
화장실의 작은 창 앞에서도
유난히 올려다보고 싶은 날입니다
모든 구름이 고공비행을 합니다
전봇대도
신호등도
키 높은 빌딩도
모두 그 아래로 흘러갑니다
하늘을 마중하고 싶은 날은
신호등 불빛이
천천히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등 넓은 것을 바라보는 일이
얼마나 따뜻한 일인지 ....
등 넓은 그대를 마중 나갔던 날도
신호등 앞에서 하늘을 보았던 일을
아마도 모르실걸요
그때도 신호등 불빛은
오늘처럼 그리 길지 않게 바뀌었거든요.
梁該憬
2009.9.25.출근길에서.
신호등 앞에서 문득 하늘을 바라보았습니다.
키높은 빌딩도 꼼작못하고 하늘을 봅니다.
얼마나 이뻣던지 한눈에 반했습니다
눈을 떼지 못하고
신호등 불빛이 늦게 바뀌길 바랬습니다.
정지된 내마음
정지된 세상처럼
꼼짝 못하고 그속으로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세상 모든것들이 천천히 흘러갑니다
신호등도
키높은 빌딩도
전봇대도
머뭇머뭇 흘러갑니다.
점심시간에도 아침의 그하늘을 잊지 못하여
다시 찾았습니다
넓은 어깨
넓은 등을 펴보이며
그자리에 있어주는 하늘...
아름다운 불빛에
잠시 혼란스러웠던 지난날이 있었지만
아침에서 저녘까지
내마음을 사로 잡아준 하늘
느긋이 기대어 본 그대
정말 따뜻했습니다.
세상어디에서 만난다 해도
나는 그대 품을 잊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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