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산행
오전 열 시, 사당역 5번 출구를 흘러나와 멋대가리 없는 불빛을 감춘 건물 몇 개를 돌아 관악산으로 오르고 있다. 지난밤 눈발을 곱게 받아든 풀잎이 풍경이고 쏟아져 나오는 바람마다 움켜지고 싶은 날 비슷한 짐을 지고 오르는 사람들 집을 빠져나온 그들은 나무의 손을 놓고 나온 낙엽같이 나풀거린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길을 벗어나 솟대 위에 펄럭이는 태극새 샛길을 따라온 629미터 정상 익명의 바람과 반란을 일으키는 가슴 연주대에서 5분, 가슴을 지배하던 독재자에서 벗어나다.
梁該憬 2009.1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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