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음도
제 빛깔로 떠있다가
홀로 걷는 햇빛에 얼굴을 묻으며 지내는
그는 섬이었습니다
내 가슴에 어떻게 들어왔는지 알 수 없지만
아름다운 섬 하나 가지려는 어설픈 욕심이
그를 꿈꾸기 시작했습니다
섬으로 가는 길은 많았습니다
잠재된 붉은색들이 반응할 것 같은 길을 피해서
처음 만나는 길로 들어섰습니다
낮은 곳에 입맞추려는 철새 그러나,
입을 열지 않는 호수
약한 바람에도 응얼거리는 갈대 숲 사이에
누워 있는 조개들
뭍이 입을 벌려 섬을 삼킬 때
미쳐 바닷물을 따라나서지 못했나 봅니다
섬이 아닌지 오랜 그가 아직도 섬인 줄 알았습니다
차라리 섬으로 가는 길이 더 좋았습니다.
梁該憬
2010.1.1.우음도 가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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