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설春雪
구멍 숭숭 난 나뭇가지 사이로
황사 바람이 드나들었어요
조그만 잎은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지 못하는 나처럼
꼭꼭 숨어있었지요
온종일 집안에서 지낸다는 것은
참 힘이 들었어요
폭발하듯 집 밖으로 나섰어요
그런데 빈 나뭇가지가 폭발하고 있었어요
가지마다 벚꽃이 피는 밤
꽃 더미에 갇혔어요
숨이 멎은 체 있더라도 그냥 두고 가세요
황사가 떠다니는 도시보다는
이 희한한 봄밤에 갇혀 있고 싶어요
3월의 봄밤은 참 희한합니다.
梁該憬
2010.3.22. 함박눈이 내리던 날밤.
'poem-아직도 모르지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월, 넷째 주 금요일 (0) | 2010.04.26 |
---|---|
동백숲에서 (0) | 2010.04.14 |
죽서루에서 (0) | 2010.04.03 |
바닷가에서 (0) | 2010.04.03 |
3월, 두물머리 (0) | 2010.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