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춘설春雪

kyeong~ 2010. 4. 3. 14:13

 

 

 

 

 

 

 

춘설春雪

 

 

구멍 숭숭 난 나뭇가지 사이로

황사 바람이 드나들었어요

조그만 잎은

창밖으로 고개를 내밀지 못하는 나처럼

꼭꼭 숨어있었지요

 

온종일 집안에서 지낸다는 것은

참 힘이 들었어요

폭발하듯 집 밖으로 나섰어요

그런데 빈 나뭇가지가 폭발하고 있었어요

가지마다 벚꽃이 피는 밤

 

꽃 더미에 갇혔어요

숨이 멎은 체 있더라도 그냥 두고 가세요

황사가 떠다니는 도시보다는

이 희한한 봄밤에 갇혀 있고 싶어요

3월의 봄밤은 참 희한합니다.

 

梁該憬

2010.3.22. 함박눈이 내리던 날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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