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서루에서
마루에 누워 있으면
강을 건너온 바람이
온몸을 적시던 날이 떠올라
4월을 목전에 두고 또 왔습니다
이맘때쯤이면, 오십천 강물이
꽃 빛에 펄럭이고
대나무는 꽃빛든 강물에 취해
잉어 한 마리 건져 올리고 있을 줄 알았는데
어제는 눈발이 날리고
오늘은 죽서루 기왓장 빛입니다
더디게 오는 봄이지만
언제나 신발을 벗고 들어 설 수 있는 이곳에서
봄보다 아름다운 유년을 그리다 갑니다.
2010.3.28 삼척죽서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