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당연필
한 치도 안 되는 검은 혓바닥으로
말을 참 잘한다
아리비아어
아메리칸어
한국어...
못하는 말이 없다.
말을 쏟아 내려고
옆구리에 새겨진 족보가
떨어져 나가는 줄 모르고
제 살을 깎으며 살아간다.
공터에 길이 있거나
없거나
언어들의 줄을 세우며 걸어가던 그
어느 날 자기 키보다 더 큰 의족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梁該憬
2009.2.11 연필을 깎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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