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몽당연필

kyeong~ 2009. 2. 11. 17:11

 

 

몽당연필

 

한 치도 안 되는 검은 혓바닥으로

말을 참 잘한다

아리비아어

아메리칸어

한국어...

못하는 말이 없다.

말을 쏟아 내려고

옆구리에 새겨진 족보가

떨어져 나가는 줄 모르고

제 살을 깎으며 살아간다.

공터에 길이 있거나

없거나

언어들의 줄을 세우며 걸어가던 그

어느 날 자기 키보다 더 큰 의족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梁該憬

2009.2.11 연필을 깎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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