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의 배추밭
(매봉산 바람의 언덕)
오래전에 거기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한번은 길을 지나쳐버려서 못 갔고
폭설이 내려서 또 지나쳐 버렸다
첫머리부터 꼭대기까지
수만 포기 배추 속에
하나씩 묶어 둔 이름들
명주 올 같은 안개비로 묶어 두었네
안개비가 저리도 곱게 내리지만 않았어도
배추밭 머리의 바람처럼 지나갔겠지만
꼭 천 년을 걸어와서 만나는 영혼들 같아
돌아서지 못하네. 난
안개비 걷히면 천 년의 잠을 잔
명주 별이
배추 속에서 나올지도 모르지.
梁該憬
2010.8.10.매봉산 바람의 언덕에서
'photo-流浪,이미 중독된 상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와우 마을-부슬비는 끝이 없고 돌아갈길은 없어라 (0) | 2010.09.09 |
---|---|
대전 현충원 (0) | 2010.09.01 |
휴휴암休休庵-그대, 그냥 가지 말고 쉬었다가 가세요 (0) | 2010.08.28 |
영흥도,목섬-그대를 만나는 순간, 섬을 건너는 시간이다. (0) | 2010.08.23 |
추전역-그리운 사람은 내리지 않고 여름비만 내리네 (0) | 2010.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