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겨울
운길에서 예봉까지 간다는 것은
아득한 일이지만
갈참나무 숲에 내린 첫눈을
밟고 가는 일이
나이 쉰에도 설레는 일이라
몇 봉우리를 오르고도
눈발처럼 날뛰는 우리
사이사이 내린 눈 때문에
오그리고 누워있는 갈잎
투명한 바람이 지날 때마다
겨울이야기를 한다
사람이나 강이나
겨울은 외롭기 그지없지만
유리알 같은 햇살에 섞여서 논다
아득히 멀어 텅 빈 느낌
텅 빈 겨울이라서
그대가 더 좋았던가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의 이정표를 따라
마냥 걸었던 우리
내일의 이정표도
그대를 향해 있으리라.
梁該憬
2010.11.28. 운길산에서 예봉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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