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山

운길에서 예봉까지-아득히 멀어서 텅 빈 느낌

kyeong~ 2010. 11. 30. 01:00

 

첫겨울

 

운길에서 예봉까지 간다는 것은

아득한 일이지만

갈참나무 숲에 내린 첫눈을

밟고 가는 일이

나이 쉰에도 설레는 일이라

몇 봉우리를 오르고도

눈발처럼 날뛰는 우리

 

사이사이 내린 눈 때문에

오그리고 누워있는 갈잎

투명한 바람이 지날 때마다

겨울이야기를 한다

사람이나 강이나

겨울은 외롭기 그지없지만

유리알 같은 햇살에 섞여서 논다

 

아득히 멀어 텅 빈 느낌

텅 빈 겨울이라서

그대가 더 좋았던가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의 이정표를 따라

마냥 걸었던 우리

내일의 이정표도

그대를 향해 있으리라.

 

梁該憬

2010.11.28. 운길산에서 예봉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