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마지막 가을비인가
비가 오네
차라리 잘 됐다
가을이 벗어놓은 붉은 것들이
이리저리 뒤척일 때마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계절
가을을 잠재우느라
온몸이 붉다가 못 해 아프다
너무 서성거렸나
가슴에 품지도 못할 거면서
미세하게 웃던 것들마져
작은 비에 흔들리고
간절하지만 아닌 척하다 보니
온몸 여기저기 열꽃이다
비가 오네
차라리 잘됐다
가을비에 꽃은 지겠지.
梁該憬
2010.11.11.가을비 오는 날
가을이 벗어놓은 무수한 발자욱들
발자욱을 따라 가봅니다
자작자작 내리는 가을비를 따라
천천히 걸어봅니다
가을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계절중에 가장 진한 향기를 담은 것 같습니다.
이 가을위에 누워보고 싶습니다
하늘은 안보이겠죠?
그래도 나를 향해 떨어지는 낙엽
그 낙엽때문에 온몸이 가을빛이 들겁니다.
비가오네 차라리 잘됐다
온몸이 붉어
미칠것 같았는데
비가오네
내 붉은 다 가져가라.
가을내내 불덩어리처럼 붉던 마음을
안개같은 가을비가 잠재워 줍니다
다행인지...
아쉬움인지....
아직은 가을을 만나지 못한 것들도 있어요
내가 봄을 만나지 못했던것 처럼.
이렇게 가을만 되면 몸살을 앓는 나보다야
가을을 만나지 못한 망개잎이 더 좋을지도.
가을이 어디로 가느냐고
묻지는 않았지만
하루종일 가을뒤만 따라다녔어요
돌아보면 가을
또 돌아보면 가을...
저 바위 끝에
이가을로 인해 행복했노라
마음의 탑을 하나 세우고.
풀잎 보다야
제마음이 더 고왔던 가을이었겠지요
풀잎 보다야
더 따뜻한 가을이 었겠지요
키작은 풀잎도
함께 뒤엉켜 가을을 느낍니다
손끝 하나
발끝하나
모두가 가을의 언어입니다.
이다리 건너면
가을이 끝나는 건가
다리건너
또다른 가을이 만나려나...
하늘이 세상을 내려놓은 것
감사한 것이지요
가을을 첨부해서 내려 놓은 것
정말 감사한 것이지요
가을도 붉디 붉게 색을 입혀서 내려 놓은 것
가슴 깊이 감사한 것이지요
가을도 벼랑끝인가 봅니다
그러니 이렇게 차가운 가을비가
오는 것이겠지요
이 벼랑에서 다시한번
칼날같은 바람을 맞으러 오겠습니다
지나간 가을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를...
그때는 알겠죠?
온천지 단풍뿐인 계절에
소나무가 길손의 발을 잡습니다
붉은것도 모르고
붉을줄도 모르는
무딘 소나무의 등짝에 쉬어갑니다.
겨울을 부르는 손짓들
겨울이 금방 오겠네요
겨울을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떠나야 할 것 떠나고
올 것은 오고
사는 것이 마음대로 되던가요
계절의 섭리에
마음을 색칠해서 이끌려가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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