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寺

길상사-“내 모든 재산이 그 사람의 시 한 줄만 못해.”

kyeong~ 2013. 3. 19. 23:54

 

 

지난 가을부터 길상사에 가리라 마음 먹었었다

향음이 가득하던 대원각이 청정도량 길상사로 바뀐곳이다

법정스님의 온기가 느껴지는 길상사로 가기 위해 긴 겨울이라는 터널을 지나

수줍게 밀려오는 봄을 따라 길상사로 향했다

내부순환도로를 빠져나와 경사가 급한 길을 따라 천천히 숨을 고르며 찾아온 길상사

대원각이라는 요정이었지만 화려하지는 않았고 이른 아침이라 조용한 경내에 목탁소리가 반겨주었다

생각보다 넓은 길상사를 돌아보기 위해서는 따듯한 날씨가 얼마나 고마운지 몰랐다.

 

김영한, 진향, 자야, 그리고 길상화

삶의 마디마디마다 다른 이름표를 달고 살다간 여인

그여인은 백석의 연인으로 유명하였고

북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백석을 기다리며 모은 1000억의 재산을 법정스님께 내놓았다

그리고 그녀는 1999년 길상사에 생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육신의 옷을 벗었다

첫눈 오는 날 길상사 뒷뜰에 유해를 뿌려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떠나갔다

아마도 백석이 놓고간 흰눈이 푹푹 오는 날 흰 당나귀를 타고 싶었으리라.

 

어느곳이나 유서깊은 내용을 의미하고 살피다본다면 

가슴이 저리고 눈물이 날 것 같아 그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한참이나 더 머물게 된다.

梁該憬

백석이 권번의 진향이라는 기녀에게 1938년 '자야'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쓴 시이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燒酒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2013.3.16.토요일.맑음

'맑고 향기롭게'의 근본도량 '길상사'로 들어갑니다

 

 일주문

사찰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문이다

건물은 4개의 기둥이상이 세워야 하지만 2개의 기둥으로 세워지기때문에 일주문이라고 한다.

 

대원각은 당시 정권의 실세들이 드나들던 요정이었다

대원각은 삼청각, 청운각과 함께 삼대 요정이었다

대원각 안주인 김영한은 백석을 기다리며 격정의 세월을 보내었는데

L.A에서 법정스님의 설법을 처음 접하고 10여년의 세월동안 법정스님을 설득하여 대원각을 시주하게 되었는데

김영한의 법명 '길상화'에서 이름을 따서 길상사가 되었다.

길상화라는 법명은 법정 스님이 내려주면서 그녀의 목에 108염주를 걸어주었다고 한다.

 

 

대원각은 40여동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내 모든 재산이 백석의 시 한 줄만도 못해."라고 할 만큼 백석에 대한 마음이 간절하였지만

백석을 만남을 이루지 못하고 떠나간 슬픈 여인이었다.

 

창건법회에는 개신교 원불교 천주교 신자들도 있었고 모두 그녀에게 경배를 했었다

그자리에서 그녀는

“없는 것을 만들어 드려야 큰일인데 있는 것을 드렸으니 내세울 일이 아니네.” 라고 했다.

 

지장전

지장전에서 바라본 길상사 풍경

지장전 아래층은 길상사 도서관이다.

 

    성모마리아을 닮은 관음보살상 

우리가 늘 보던 그런 관음보살상이 아닌 성모 마리아를 닮았다.

길상사 개산 당시 천주교신자인 최동태 조각가가 만들어 봉안한 석상. 종교간 화해의 염원이 담긴 관음상이다. 

김수환 추기경은 1997년 12월 길상사 개원 법회에 참석해 축사했고,

법정 스님은 98년 2월 명동성당에서 천주교 신자들을 앞에 두고 무소유의 정신으로 외환위기를 이겨내자고 호소했다.

 

뒤에 보이는 곳은 설법전이다

대규모 설법이 이루어지는 전각으로 석가모니 부처님이 주불로 모셔져있다.

 

 

 

 

 

극락전

아미타부처님을 봉안한 길상사 본법당과 풍경

 

극락전으로 들어가는 문

 

대나무 풍경과 어우러진 진영각

 

 진영각마루에서 스님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있는 젊은 사람들

 

 

 길상사에서 법정스님이 입적하셨다

2013.3.7일이 입적 3주기이다

진영각에는 법정스님의 유품이 전시되어있다.

무소유와 더불어 한번쯤 들려 법정스님의 맑고 향기로운 불법을 느껴봄직하다.

 

 

범종각

범종은 법고, 목어, 운판과 더불어 사물 가운데 하나다.

범종은 땅위와 하늘세계를 올려 인간과 천신을 제도하며 짐승의 가죽으로 만든 법고는 땅위의 축생을 제도하며,

물고기 형상으로 만든 목어는 수중의 중생을 제도하며,

구름문양이 새겨진 운판은 허공을 나는 새 등의 축생을 제도한다는 뜻을 각각 담고 있다.

 

길상화는 “저는 죄 많은 여자입니다. 저는 불교를 잘 모릅니다만…… 저기 보이는 저 팔각정은 여인들이 옷을 갈아입는 곳이었습니다.

 제 소원은 저 곳에서 맑고 장엄한 범종 소리가 울려퍼지는 것입니다.”

 

 

 

유마선방

스님과 일하는 불자들이 정진처소

 

 

침묵의 집

누구에게나 항상 열려있는 명상의 공간이다.

 

 송월각

스님의 개인적인 처소이다.

 

 

길상헌

'길상사'에 이름을 따온 당호로 어른스님의 처소이다.

 

  

 스님들의 처소

처소마다 문패다 달려있다.

 

 

 길상사에는

쉼터가 많아서 좋다

세상에서 가장 편하고 가장 낮게 쉬었다 갈 수 있는 도량

누구나 편히 생각 할 수있는 그런 도량이다.

 

명상수행터

<길상보탑>

길상사를 무주상보시한 길상화 보살님과 법정 스님의 고귀한 뜻을 기리고

                             길상사와 성북성당, 덕수교회가 함께 한 종교간 교류의 의미를 전하기 위해서

                             (영안모자 회장 백성학)2012년 11월 11일 무상으로 기증하여 복장봉안품을 봉안하여 세워진 탑

 

 

 

                   <길상사의 아름다운 것들>

           길상화 공덕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