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히 아는 것
120시간
무조건 혼자서 써야겠다
이럴 때, 하필이면
막연히 아는 것이 아른거리다니
쉰 개의 우물이 있다는 산
그래서 쉰움산이라고
그립지도 않으면서
안갯속을 들락날락 길을 내고 있다
막연히 찾아온 것에 대해
후회가 된다면 안갯속에 묻어버릴 참이다
천은사를 지나 오리쯤
쉰 개의 심장이 숨을 쉬고 있다
칠월에는 싸리 꽃의 심장으로
섣달에는 소나무의 심장으로
더러는 고봉을 넘은 바람이 목을 축이는 '쉰움정'
헐떡이며 오르느라 미처 내놓지 못한 호흡을
쉰움정에 모두 쏟아냈다
살아오는 동안 목이 말랐던 것에 대해 여기에
내 영혼 전부를 축이고 싶노라
막연히 아는 것이
인생에 가장 아름다운 길이 되기도 한다.
梁該憬
2011.7.30. 쉰움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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