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오지를 오르다

kyeong~ 2013. 4. 29. 14:26

 

 

 



오지를 오르다

 

길인지

길이 아닌지를 모르겠다

어느 뱀에게는 길이 되고

어느 양치에게는 보금자리인 곳

손바닥만 한 하늘을 보며

계곡을 따라 올랐다

하늘 위로 고개를 내밀기를 꿈꾸며

푸른 연어처럼 오르고 올랐다

어떤 이가 바위를 밟고 갔다

길처럼 밟고 간 바위를 밟자마자 미끄러졌다

다리의 상처를 보기 전

어떤 이와 잠깐의 간격을 보았다

그러나 나는 믿는다

넘어지며 걸어간 곳이

분명히 길이 될 수 있으리라

폭포에서 날카롭게 뛰어내린 물줄기가

다시 부드럽게 흘러가듯이.

 

梁該憬

2011.8.13-15

2박 3일

설악산 널협이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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