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길의 탄생(공룡능선)

kyeong~ 2013. 4. 29. 14:34

 

 

길의 탄생

 

수렴동 계곡에서

돌을 들어 탑에 올렸다

네 번째다

그리도 소원하던 길

무사히 탄생하게 하옵소서

 

연청색 물빛

흐르는 듯 아니 흐르는 듯

처연하게 붉어가는 잎

붉음도 지치면 길을 찾겠지

구월 열사흗날 밤

오세암 불경을 타고 오는 달빛

마등령에 쏟아지는 별빛

길을 탄생시키려는 축복이겠지

군살 하나 없이 버티고 선 저 자존심

발끝으로선 바위, 나무 

하늘로 솟아오를 기세다

세상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단지 공룡 길 시오리만이

 

아, 순산이다 

이제는 됐다

산 아래로 발을 내려놓자.

 

梁該憬

2011.10.9-10.설악산 공룡능선

백담사-영시암-봉정암-오세암(1박)-마등령-공룡능선-희운각-비선대-설악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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