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의 탄생
수렴동 계곡에서
돌을 들어 탑에 올렸다
네 번째다
그리도 소원하던 길
무사히 탄생하게 하옵소서
연청색 물빛
흐르는 듯 아니 흐르는 듯
처연하게 붉어가는 잎
붉음도 지치면 길을 찾겠지
구월 열사흗날 밤
오세암 불경을 타고 오는 달빛
마등령에 쏟아지는 별빛
길을 탄생시키려는 축복이겠지
군살 하나 없이 버티고 선 저 자존심
발끝으로선 바위, 나무
하늘로 솟아오를 기세다
세상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단지 공룡 길 시오리만이
아, 순산이다
이제는 됐다
산 아래로 발을 내려놓자.
梁該憬
2011.10.9-10.설악산 공룡능선
백담사-영시암-봉정암-오세암(1박)-마등령-공룡능선-희운각-비선대-설악동
'poem-아직도 모르지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운문사에서 (0) | 2013.04.29 |
---|---|
천은사에서 (0) | 2013.04.29 |
오늘 아침 (0) | 2013.04.29 |
오지를 오르다 (0) | 2013.04.29 |
막연히 아는 것(쉰움산) (0) | 2013.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