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일출, 천왕봉에서

kyeong~ 2013. 4. 25. 13:41

 

 



일출, 천왕봉에서

 

지리산에 먼동이 튼다

어둠을 헤치고 오르느라 

무장을 했던 마음이 풀어지고 있다

해처럼 눈을 뜨고

신들린 꿈을 꾸는 것 같다 

천왕봉에 해가 뜨거든 아무 말을 말라

어떤 말을 하더라도 미치지 못하는 것

그러니 아무 말을 하지 말고

고요히 신 내림을 받으라

일출이 내리는 찬란한 신 내림

기도하듯 서 있는 고목

산그늘을 업고 사는 키 작은 나무

일출, 천지가 고요한 시간

말 한마디도 티가 되는 시간이다

천왕봉을 품고 있는 그대여!

행복하시라

저잣거리에서 영혼이 지쳐올 때면

천왕봉에서 보았던 일출을 기억하시라

일출을 보며 몰입했던 것처럼 행복해하시라.

 

梁該憬

2011.6.6. 지리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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