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도시에서(송도)

kyeong~ 2013. 4. 29. 20:18

 

 

 

 

 

도시에서

 

어릴 적에는 나무가 집보다 높았다

집보다 높은 나무를 보며 자랐다

집보다 많은 나무 숲에서

문풍지 소리 높아지는 밤

나무들 우는 소리 정겹게 살았다

한때 어촌마을이었던 신도시에 갔다

건물, 건물, 건물, 건물, 키 작은 나무

키가 큰 건물은 석양에 이마가 반들거렸다

나무보다 높은 건물 숲에서

내가 누구인지 까마득하다

사람들은 어둠의 절벽으로 들어가고

밖에서 아무나 잡아끌던 바람은 맥없이 사라져갔다

이 도시에서는 맥없이 사라는 지는 것이 있다

갯벌 말고, 바람 말고, 나 말고,

책갈피 속으로 들어가던 구멍 난 잎

 

梁該憬

2012.11.24. 송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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