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영산에서
길을 가다가 자꾸 뒤돌아 봅니다
항상 뒤돌아보며 걷는 것은 아닙니다
유난히 돌아보고 싶은 날에는
돌아보고
돌아보고
한참을 서서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섬과 구름과 산이 섞여서
세상 위에 둥둥 떠다니고 있습니다
앞으로 가는 것보다
뒤돌아 보는 일이 이리도 아름다우니
이걸 어찌합니까
내 삶을 뒷걸음질쳐 다시 돌아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이런 아쉬움마저도 언젠가는 아름다움이 될 테지요
그대는 나의 섬이고
그대는 나의 산이고
그대는 나의 구름이 되어 함께 둥둥 떠다녔던 이 순간을
우린 영원히 간직하고 있을 테지요.
梁該憬
2012.11.25. 전남 고흥 팔영산八影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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