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황금산에서

kyeong~ 2013. 10. 15. 23:27

 

 

 

 

 

 

 황금산에서

 

 

바람이 빚은 바위인지

파도가 깎은 바위인지

기막히게 빼어난 바위를 봅니다

 

파도가 산으로 오르면서

바람이 바다로 뛰어내리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만드는 동안

나는 어느 풍경 속을 걷고 있었는지 모르지만

지금에서야 여기에 서 있노라니

저 풍경을 깎던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바람 앞에 서 있어야

저 그림 같은 바위를 닮을 수 있을까요

어떻게 걸어가야

모난 것조차 아름다운 생을 그릴 수가 있을까요

 

날마다 함께 걸어가는 그대는

나를 풍경으로 만들어주는

천 년의 바람이요

파도였을 테지요

 

 

2013.8.31. 서산 황금산에서

 

'poem-아직도 모르지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조의 시간  (0) 2013.12.05
모자  (0) 2013.10.15
의상봉  (0) 2013.10.15
아무것도 아닌 일이(미인봉에서)  (0) 2013.10.15
그리움을 남기면서(대이작도, 사승봉도)  (0) 2013.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