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산에서
바람이 빚은 바위인지
파도가 깎은 바위인지
기막히게 빼어난 바위를 봅니다
파도가 산으로 오르면서
바람이 바다로 뛰어내리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만드는 동안
나는 어느 풍경 속을 걷고 있었는지 모르지만
지금에서야 여기에 서 있노라니
저 풍경을 깎던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바람 앞에 서 있어야
저 그림 같은 바위를 닮을 수 있을까요
어떻게 걸어가야
모난 것조차 아름다운 생을 그릴 수가 있을까요
날마다 함께 걸어가는 그대는
나를 풍경으로 만들어주는
천 년의 바람이요
파도였을 테지요
2013.8.31. 서산 황금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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