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hotostory-島

대부도 해솔길 7코스

kyeong~ 2014. 1. 9. 00:49

 

 

 

우연히 해솔길을 알게 되고

설레임으로 맞이했던  1코스

1코스만 걸어보리라...했던 것이

어느새 마지막 7코스를 걷게 되었다

코스마다 다른 분위기의 풍경,

화려하지도 않았고

길 안내가 잘 되어있는 것도 아니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이 해솔길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제 마지막 7코스!

해솔길 안내지도를 살펴보니

지금과는 달리 16.6km

비행기 활주로 같이 길고 긴....

그리고 단순한 길이었다

걷는 것에 단련이 된 친구와 걷는다면

지루하지 않고 무난히 걸을 수 있으리라 ....

 

늘 산행을 같이하던 친구를 불러내었다

기꺼이 함께 나서준 친구들

거금(?) 만원어치의 어묵으로 답례를 했다.

 

걸은날짜:2014.1.5.

걸은거리:16.6km

걸린시간:오전 11시-오후 5시까지

걸은 구간:탄도항-탄도 방수제-대부관광안내소

 

 

 

1코스(11.3km) : 방아머리를 출발해 해안가를 걷다가 북망산에 오르면 시원하게 펼쳐지는 시화호와 대송단지를 볼 수 있다.

북망산에서 내려서면 오솔길과 동해안 바닷가처럼 푸른 바다 그리고 인천대교와 송도신도시를 보며 걸을 수 있다.

걷다가 목이 마르면 구봉약수터에서 휴식을 취하며 갈증을 해소할 수도 있다.

 

2코스(5.1km) : 석양을 보며 친구와 연인 간의 정다운 얘기를 나누며 걷기에 환상적인 코스다.

 군데군데 마을길로 접어들면 포도밭을 지나는 운치가 고향 생각을 하게 한다.

 

3코스(9.6km) : 27홀의 아일랜드골프장을 둘러보며 걸을 수 있는 코스다.

 

4코스(12.4km) : 대부해솔길 중 가장 뛰어난 코스다.

해안 습지가 넓게 펼쳐진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해안길로 트레킹을 즐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코스다.

 

5코스(12.2km) : 일명 갈대우는 염전길로 염전의 역사를 배우고 체험을 할 수 있는 동주염전 길을 가로질러 걸을 수 있는 코스다.

 

6코스(6.8km) : 엄마의 품처럼 넓고 포근하게 펼쳐진 세계 5대 갯벌중 하나인 서해안의 아름다운 갯벌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최상의 코스다.

또 수만 년 전에 형성된 탄도의 기이한 퇴적암층을 만나 볼 수 있다.

 

7코스(16.6km) : 탄도방수제를 따라 대송단지 갈대숲을 걷다보면 시를 읊조리게 하는 코스로

80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의 동·식물 화석이 발견된 대부광산 퇴적암층에서 공룡의 울음소리를 들어 보자.

 

 1코스 시작점이자 7코스의 종점인 대부관광안내소 앞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7코스 시작점인 탄도항으로 가기 위해 123번 버스를 탔다

약 30분정도 달려서 탄도항에 도착했다.

 

모든 근육이 하늘로 치솟듯 시원한 기분으로 7코스를 시작합니다.

7코스를 걸어가는 동안 막히는 곳이라고는 없는

탄탄대로의 길을 걷습니다.

 

툭터진 바닷가에서 풍력발전기가 시원스럽게 서있습니다.

6코스 종점을 찍던 날 노을에 푹 담궈져 있을때보다

시원하고 멋스럽게 서있는 풍력발전기가 다른 그림처럼 다가왔습니다.

 

 

버스에서 내렸던 정거장쪽으로 다시 걸어갑니다.

거기서 화살표를 따라 횡단보도를 건너갑니다.

 

 

오른쪽은 탄도항으로 가는 길

우리는 왼쪽으로 꺾어서 2차선 아스팔트를 따라 걸어갑니다.

 

자동차 진입을 막아 놓았습니다.

왜 막아 놓았는지 잠시 후 알수 있습니다.

옆으로 난 길로 저 안쪽 아스팔길로 들어갑니다.

 

한도 끝도 없는 길

16.6킬로미터의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을 따라

무작정 걸어갑니다.

혼자 걷기에는 참 지루하고 변화가 없는 길이기도 합니다.

이정표가 없어도 아무나 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합니다.

 

길을 가는 동안 왼쪽은 갈대 습지가 끝없이 펼쳐져 있고

오른쪽은 화성시 송산면과 경계가 되는 포구같은 바다를 끼고 걷게 됩니다.

길 건너 형도와 어섬을 바라보며 걷게 되지요

 

건조한듯한 길에

철새의 행렬이 등장하는 바람에

뜻하지 않은 벗을 만난 기분입니다.

 

너를 만나려고 길을 나선 것은 아니었는데

너를 만나 날라오를듯 기분 좋은 날입니다.

 

저렇게 무리지어 놀다가

후두둑 무리지어 날아 오르고...

가까이 가지 못하고 멀리서 줌으로 당겨서 찍어봅니다.

새이름은 모르겠지만

다투는 놈 하나 없이 조용히 서 있는 모습이 정다워 보입니다.

 

 

 

아주 작은 배와

딱 한사람 웅크리고 있으면 좋을 비닐하우스...

누군가 낚시질을 하기 위해서 지어둔 별장일까요?

 

배가 산으로 간것은 아니지만

문득 바다를 떠나 산으고 가고 있다는 우스운 생각을 하며 지나갑니다.

 

 초입에 아스팔트 진입을 막아놓은 이유를 나중에 알았습니다.

이 방조제 길은

자전거, 인라인 등등...레져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서 막아둔것 같았습니다.

 

 

 무리지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들

추운 겨울날 건강하게

겨울을 건너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연인끼리 다정하게 타는 모습이 어찌나 부러운지요

정말 이쁜 한쌍입니다.

 

 

물건너 화성시 송산면 소재  '어섬'이 보입니다

한때는 고립의 섬이 었지만

매립으로 인해 주변의 형도와 어섬은 육지가 되었습니다.

 

 

12시가 넘어서자 배가 고파옵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비포장 샛길로 들어옵니다.

 

동행하는 사람 4인의 뱃속을 채우기 위해

코펠을 아침부터 찾다가 못찾아 궁여지책으로 저 냄비를 배낭에 지고 걸었답니다.

버너의 불완젼 연소로 인해 냄비가 꺼멓게 탔습니다.

수다와 끊임없이 걸어온 덕택으로 라면맛은 꿀맛이었습니다.

 

저 버너의 주인공이 심통이 났나봅니다

빨강냄비를 검정색으로 칠해놓았습니다.

그래도 같이 길을 나선것이 고맙고 또 고마워서

용서해주었습니다.

해솔길 가자고 했을때 나름 기대를 했는데

길고 긴 아스팔트길이 나타나자 저보고 속았다고 한마디 하네요.

그래도 전 무조건 그친구가 좋습니다

함께 걷는동안 행복했습니다..

 

   

7코스 일대가 모두 매립지인데

바닷가의 흙으로 매립을 했는지

 어패류 껍데기가 많았습니다

뭍에서 만나는 조개 껍데기...

이뻐서 찍어봤습니다.

 

 

 

7코스 해솔길은 갈대와 철새의 만남입니다.

새처럼 살랑이는 갈대와

바다에 심심하지 않게 떠 있는 물새와의 조화로움이

아스팔트 길을 가는 단순함을 달래주었습니다.

 

왼쪽 멀리 터미섬이 보입니다.

저 섬도 눈에 찍어 두었습니다

채석장인데 언젠가는 일출이 시작되는 시간

저 섬에서 떠오르는 햇빛을 찍어보고 싶답니다.

 

인라인이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경기를 하면서 표시해둔 것 같습니다.

어찌하였든 우리가 걷는 길의 반쯤으로 생각되기도 합니다.

가는 길의 반을 넘어선다든 것은 목표점으로 가는 길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기쁨이기도 합니다.

 

 

방조제 너머 인천시 송도가 보입니다.

아시아트레이드타워, 포스코사옥등등...전부 구분이 갈 정도로 잘 보입니다.

눈에 익은 도시가 낯선땅에서 보이는 기분....

아 송도다.

 

 

멀리 눈에 띌듯 말듯 하얀 새 한마리...

저 새도 나처럼 유랑 다닐까...

 

 새처럼 앉아서 낚시하는 사람

고기를 잡아먹는 물새

물고기를 낚는 저사람

그러니까 새.

 

물 반 갈대 반

갈대밭에 담긴 물

갈대에게 생명을 주는 물이겠지...

 

 

바다였는데

방조제가 생기는 바람에 호수가 되었어요

섬처첨 떠 있는 저 갈대...

섬 속에 갈대

갈대 속에 섬

 

 

이길에는 볼 것이 제법 많네요

행글라이더가 지나갑니다.

손을 흔들어 주었죠

 

저기에 타고 있는 분도 손을 흔들어 줍니다..

얼굴은 몰라도 망망대해같은 길에서

서로 반가운것은 통하는 것 같습니다.

 

 

라면 끓여주고 냄비를 시커멓게 태운 친구가 좀 지루했나봅니다.

해솔길 위문을 위해서

어떤 친구가 커피와 빵을 사들고 자전거를 타고 짠~하고 나타났는데

같이 걷던 친구가 얼른 저 자전거를 타고 멀리 도망갑니다.

가봤자 어딜 가겠습니까

걷다보면 우리가 또 궁금하겠지요

 

 

이다리를 건너면 3분의 2쯤 온겁니다.

흙길이라고는 한번도 없고

오로지 아스팔트길만 연속입니다.

 

 여기서 잠시 쉬어갑니다.

5.2km를 남긴 곳입니다.

왼쪽길은 화성시 송산면으로 가는 길

오른쪽 길은 탄도항에서 우리가 걸어 온 길입니다.

 

저기 에 작은 정자가 있어서

마중 나온 친구가 주는 커피와 빵을 먹기위해 잠시 쉬어갑니다.

 

 

해솔길 마지막을 지원하고자 달려온 친구의 자전거..

우리가 휴식하는 동안 저 자전거도 잠시 쉽니다.

 

 

 

석양이 밀려들기 시작합니다.

평지만 걷는거라서 쉽게 생각했는데

어느새 저녁이 터벅터벅 들어서고 있습니다.

 

 

청둥오리인가요..

멀어서 구분은 안가지만 석양에 비친 그들의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둘이라서 부러운 모습입니다.

 

석양과 물새와 겨울과 바람과 그리고 나.....

저녁무렵의 이 황홀한 그림을 볼려고

무던히 길고 지루한 길을 걸었던 것 같습니다.

혼자라면 해가 질때까지 저기서 우두커니 서있고 싶었지요

황홀한 저녁그림을 어둠이 지울때까지

아무말없이 바보처럼 서있고 싶었습니다.

 

 

1코스 시점에 있는 풍력 발전기가 보입니다.

영흥도를 향해 1자 행렬을 하는 철탑도 보입니다.

 

 

특히 낚시군들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시화호 주변은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를 배송하는 철탑이 많습니다.

자연속에 인공조형물이 있는 것이 좀 그렇기는 하지만

석양속에서는 어떤 것이라도 아름답게 채색이 됩니다.

 

 

전깃줄의 기하학 무늬

일정한 간격의 두줄 전기선이 이리저리 교차하면서 무늬를 만들었네요

 

영종공항이 가까워서 착륙하는 비행기가 수시로 눈에 띕니다.

 

언젠가  두 철탑사이로 일출이 시작되던 모습을 보아서인지

그 자리에서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남중고도가 이 철탑과 맞아 떨어지는 날을 선택해서

떠오르는 해를 기다리는 진사님들을 상상해봅니다.

어떤 설정에 의하여

시간을 기다리는 마음....

많은 인내와 기다림의 연속이리라 생각합니다.

 

 

 

 

드디어 7코스 종점에 도착했습니다.

해솔길의 마무리는 일몰을 바라보게 되는 것입니다.

피곤이 밀려올때 저 아스라한 일몰을 바라보는 기분...

멀어져가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으로 떨어지는 해를 느껴보는 시간입니다

둥근해 하나를 가슴에 잉태하는 그런 기분 아실라나 모르겠습니다.

 

오늘 지루하고 먼 16.4km를 함께 걸은 친구 감사하고

중간지점 응원하러와준 친구... 그마음 길이 간직하렵니다.

고맙습니다.

 

 

7코스의 끝이 1코스의 시작입니다.

인생은 끝이 아니라 늘 시작점 선상에 서있는 것입니다.

 

 

힘든 마라톤을 하고 나면 이런 기분인가요

꼭 나만이 할 수있는 것을 끝낸 기분이 듭니다.

또다른 시작을 위해서 하늘을 봅니다

 밀려오는 어둠 속에는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이 분명이  꿈틀거릴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그 길을 향하여 또 다시 걸어갑니다.

74km의 대장정의 길

서두르지 않고 터벅터벅 걷는 길

볼것 다보고 쉴 것 다 쉬고

바람의 숨소리를 한없이 느끼고 또 느끼고....

그렇게 걷는 동안

무조건 행복했고

무조건 살만했습니다.

해솔길 안녕~

 

다른 길에서 우리 또 만나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