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포구에서
덕지덕지 쌓여있는 개펄이
어느 여인네 군살 같다
퍼질 대로 퍼진 개펄
그 등에 앉은 물새가
발톱 자국을 내고 있어도 둔하다
생선의 내장 냄새가 나는 갯골 사이로
숨죽여 밀려오는 바다
성성했던 발톱 자국은 어디로 가고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마른 수초는 바닷물에 노닐고
물새의 언어는 생선 내장으로 들어갔을까
시간을 역류하지 못하는 것처럼
더는 역류하지 못하는 바다
또 언젠가는 물새에게 등을 내어주겠지
발톱 자국이 성성한.
梁該憬
2014.2.15. 소래 갯골에서
'poem-아직도 모르지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절기의 사색 (0) | 2014.03.11 |
---|---|
2월, 산에 오르면 (0) | 2014.03.11 |
길 (0) | 2014.03.11 |
철새 따라 하기 (0) | 2014.03.11 |
눈이 왔으면 좋겠는데 (0) | 2014.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