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kyeong~ 2014. 3. 11. 22:56

 

 

 

 

 

 

 

 

 

길이 어디로 나 있는지 모르는 곳에서

낯선 이와 길을 간다

안개는 세상의 여백마다 빽빽이 들어서

풍경과 길 사이의 경계를 지우고

이정표는 모르는 사람처럼 스친다

 

그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어디쯤이 반이고

어디쯤이 정상인지 낯선 이에게 물어보지만

그건 그 사람의 길이고

그 사람의 정상일 뿐

 

길이 있다고 하여 그 길만 가겠는가

길을 모른다고 하여 그 자리에 서 있겠는가

빽빽한 안갯속에도

미친 바람 속에도

그냥 걸어가라

내가 가고 있는 곳이 무조건 길이 되리라.

 

梁該憬

2014.2.2.호봉산-계양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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