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길이 어디로 나 있는지 모르는 곳에서
낯선 이와 길을 간다
안개는 세상의 여백마다 빽빽이 들어서
풍경과 길 사이의 경계를 지우고
이정표는 모르는 사람처럼 스친다
그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어디쯤이 반이고
어디쯤이 정상인지 낯선 이에게 물어보지만
그건 그 사람의 길이고
그 사람의 정상일 뿐
길이 있다고 하여 그 길만 가겠는가
길을 모른다고 하여 그 자리에 서 있겠는가
빽빽한 안갯속에도
미친 바람 속에도
그냥 걸어가라
내가 가고 있는 곳이 무조건 길이 되리라.
梁該憬
2014.2.2.호봉산-계양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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