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한다는 것은
해맑은 햇빛 아래
명주비보다 결 고운 바다를 본다
뒤척이지도 않고
물무늬만 그렸다 지웠다
허무를 헐고 평온을 얻을 즈음
가슴에서 물소리가 난다
이 물소리 때문에
우도에 한없이 젖어들어
마음은 천연덕스럽다
세 번째 드나들면서도 결국
에메랄드 물빛에 중독되어
마음이 더는 흐르지 못하고
여기서만 머물다 가네
좋아할 일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푹 빠진다는 것은
한 곳에만 머물다 가는 일
늘 일방통행이다.
梁該憬
2013.12. 30. 제주 우도 하고수동 해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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