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가는 날
산에 가는 날은
날씨가 추워도 좋고
비가 와도 좋다
나뭇잎이 시뻘겋게 달아올라도 좋고
가지가 바람을 거세게 두드리고 있어도 좋다
산이 왜 좋은고 하니
절반의 삶을 향하여 끊임없이 오르는 것
산꼭대기의 바위에 앉아
운무에 잠긴 산자락을 본다
깊지 아니하여 좋다
아득히 있어도 포근한 풍경
다 드러내지 않은 저 산자락을 향하여
등산화 끈을 매는 순간부터 마음이 설렌다
어떤 이는 인생을 절반을 살았다고 말을 하지만
산에 오를 수 있는 우리는
인생의 절반은 항상 저 멀리 있는 것이다.
梁 該憬
2013.12.8.도봉산에서 오봉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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