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한쪽 비워둔다면

poem-아직도 모르지만

산에 가는 날

kyeong~ 2013. 12. 16. 23:14

 

 

 

 

 

산에 가는 날

 

 

산에 가는 날은

날씨가 추워도 좋고

비가 와도 좋다

나뭇잎이 시뻘겋게 달아올라도 좋고

가지가 바람을 거세게 두드리고 있어도 좋다

산이 왜 좋은고 하니

절반의 삶을  향하여 끊임없이 오르는 것

 

산꼭대기의 바위에 앉아

운무에 잠긴 산자락을 본다

깊지 아니하여 좋다

아득히 있어도 포근한 풍경

다 드러내지 않은 저 산자락을 향하여

등산화 끈을 매는 순간부터 마음이 설렌다

 

어떤 이는 인생을 절반을 살았다고 말을 하지만

산에 오를 수 있는 우리는

인생의 절반은 항상 저 멀리 있는 것이다.

 

梁 該憬

2013.12.8.도봉산에서 오봉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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