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산에 오르면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는데
십여 년 산에 오르고도
처음이나 지금이나
산은 왜 이렇게 힘이 드는지
산 정상에 서 있어도
산은 항상 멀다
힘겹게 산을 올라 어정쩡하게 서서
하늘 속으로 멀어져 가는 산을 본다
흑백사진 같은 계절
감기로 목에 걸린 가래 같은 색깔이다
바위 위에 서서 바라보노라니
유배지에 온 것처럼 문득 낯선 세상이다
십 년이면 산에 길들만도 한데.
梁該憬
2014.2.16. 담양 병풍산에서